주요 기업 실적 발표 주시
유럽증시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 전운 속에서 소폭 반등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일 대비 1.19포인트(0.22%) 오른 536.04에 마감했다. 스톡스유럽600은 전일 0.87% 하락하며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였으나 이날 위로 방향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77.46포인트(0.36%) 상승한 2만1505.70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12.79포인트(0.15%) 오른 8570.77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51.48포인트(0.66%) 오른 7906.40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4일부터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1일 서명했다. 이어 3일에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전격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중국산에는 예정대로 관세를 발효한다고 알렸고, 이로써 대중 10% 추가 관세는 이날 0시를 기해 발효됐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관세 발효 시점에 ‘맞불 관세’를 발표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10일부터 석탄·석유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텅스텐 등 원료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미국 빅테크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도 착수했으며, 예고한 대로 미국의 추가 관세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트럼프는 ‘폭탄 관세’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해 무역적자가 심각하다면서 관세를 머지않아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는 대선 때부터 모든 국가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런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2025 EU 대사 콘퍼런스 연설에서 “우리는 필요한 경우 힘든 협상을 하고 해결책을 찾을 준비를 할 것”이라며 “우리의 이익을 언제 어디서든 필요하면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로스 세페코비치 EU 집행위 무역 담당 집행위원도 “EU는 미국과 신속히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쏟아졌다. 이탈리아 스포츠가 제조업체 페라리는 올해 매출과 핵심 이익이 최소 5%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후 주가가 8% 뛰었다.
금융업종에서 프랑스의 BNP파리바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4.3% 상승했다.
스위스의 UBS가 작년 4분기에 긍정적인 이익을 올렸지만 자본 요건이 높아지며 주주 수익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발표하자 주가가 7% 하락했다.
독일 칩메이커 인피니온은 1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뛰어넘고 연간 매출 전망치를 약간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10.4% 급등했다.
모바일 기업 보다폰은 회계연도 3분기에 독일에서 또 다시 실적이 침체됐다고 알린 후 주가가 7% 떨어졌다.
주류업체 디아지오는 미국의 데킬라와 캐나다 위스키에 부과될 관세 타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매출 성장 목표를 철회, 주가가 1.6% 내렸다.
스웨덴 게임사 엠브레이서는 주가가 41.5% 급락하며 스톡스지수에서 가장 부진한 성과를 보였는데, 이는 보드게임 퍼블리셔인 아스모디 분사를 앞둔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