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방식, 우리의 이익 보호가 우선”
“양측 모두에게 많은 것 걸려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EU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힘든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 EU를 향해 “관세가 곧 도입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재차 적극 대응 및 협상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유로뉴스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5 EU 콘퍼런스’에서 “필요하다면 어려운 협상에도 대비하고, 가능한 해결책을 찾고 불만 사항을 해결해 더 강한 파트너십의 토대를 마련할 준비가 돼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개방적이고 실용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도 EU의 이익 보호가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필요할 때마다 항상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이것이 유럽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 25% 관세를 국경 단속 강화를 약속받으면서 한 달간 유예를 결정하자, 관세가 협상의 수단이라는 점에 더욱 확신을 하게 된 상황이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선순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해 공통점을 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EU가 제공할 수 있는 양보를 언급하기보다는 중요한 공급망과 신흥 기술 같은 공동의 이익이 수렴하는 많은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그는 EU가 러시아 연료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더 많이 구매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EU가 잠재적 보복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부문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고, “양측 모두에게 많은 것이 걸려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와 미국은 전 세계 상품 및 서비스 무역의 약 30%를 차지하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을 점유한다”며 “미국에 있는 유럽 기업들은 350만 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고, 또 다른 100만 개의 미국 일자리는 유럽과의 무역에 직접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파트너십을 성공시키고 싶다”며 대사들에게도 “생각이 다르더라도 공통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다른 국가와의 파트너십 발전을 위해 대담하고 민첩하게 행동할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21세기를 형성하고 있는 초경쟁적이면서도 초거래적인 지정학 시대의 외교 정책에 적응해야 한다”한다며 실용 노선을 기반으로 한 외교 정책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