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한덕수만 보류…양측 추가 증인 신청 없어”
“주 3회 재판은 무리…기일변경 신청 자체는 합리적”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주 1회로 지정해달라고 요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된다. 다만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부정선거론’을 입증하겠다며 낸 증인 신청을 대부분 기각하고 한 차례 불출석했던 조지호 경찰청장의 신문 기일을 다시 잡았다.
엄중한 탄핵심판에 신중을 기하면서도 불필요한 증인은 채택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탄핵심판 절차를 무작정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5일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별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측의 변론기일 변경 요청에 대해 “아직 재판부 입장은 없다”면서 “변론기일은 사정에 따라 미뤄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전날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주 1회로 진행할 수 있도록 변경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론기일이 지금처럼 주 2회로 열릴 경우 다른 재판까지 감당하기 힘들다는 취지다.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대통령의 형사재판 절차가 이달 20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헌재가 지정한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은 이달 13일(8차 변론기일)이면 종료된다. 추가 변론기일이 지정되지 않는 이상 형사재판이 시작되기 이전에 변론이 종결되는 셈이다.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대부분도 기각돼 증인신문을 위한 추가 변론기일을 지정할 가능성도 낮아졌다.
전날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이경민(국군방첩사령관 직무대리)·한덕수(국무총리)에 대한 증인 신청 결정은 보류하고 나머지 증인 신청은 그 필요성과 관련성이 부족하므로 모두 기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정선거론을 주장해온 허병기 인하대 공대 명예교수와 일부 변호사, 투표 관리관과 사무원 등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게 됐다. 또한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인천 연수구 및 경기 파주시 선관위, 국정원에 대한 사실조회 및 문서제출명령,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에 대한 인증등본 송부 촉탁, 선관위 서버에 대한 감정 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정선거론을 주장해 온 윤 대통령 측의 동력이 사실상 떨어진 셈이다.
이날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양측에서 추가로 신청한 증인은 없다”고 설명했다.
6일에 있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는 국회 측이 신청한 증인인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과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인 박춘섭 경제수석,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신문 기일이 열린다.
11일 열릴 윤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의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13일 8차 변론기일에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조태용 국정원장의 증인 신문 기일이 열린다.
천 공보관은 “13일에 부를 수 있는 증인 수가 얼마나 되고 재판부가 증인 채택 결정을 보류한 한덕수 국무총리 이경민 방첩사령관이 채택되면 13일에 다 부를 수 있냐”는 질문에 “채택 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전날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정원1차장 등 3명의 증인 신문이 6시간 50분 만에 종료된 만큼 앞으로 남은 증인들의 신문 기일도 장시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지정된 기일 중 마지막인 8차 변론기일은 13일에 열린다. 보류된 증인들이 추가로 채택될 경우 신문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천 공보관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기일 추가 지정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재판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라 지금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다만,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사재판 공판기일과 함께 된다면) 탄핵심판까지 주 3회 재판을 진행하는 건 무리인 것 같다”며 “탄핵심판만 있었던 이전 대통령들과는 다르고 이미 구속돼 있는 윤 대통령은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기일 변경에 관한 신청은 합리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