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토론회 집결하는 지도부
친윤계, 당내 경선서 중요 역할
한동훈, 친한계 모으며 등판 임박
설 연휴 이후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당 지도부는 조기대선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탄핵이 선고된 뒤 대선 준비에 돌입하면 늦다”는 주장이 힘을 받으면서다. “당내 경선에서 이기려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면서 물밑 쟁탈전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여당 대권 주자들은 당내 의원들과 접점을 넓히는 중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렸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 측에 따르면 장 의원은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던 시기 수석대변인을 맡는 등 인연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조 친윤인 장 전 의원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면 다른 친윤계 의원들도 동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권에선 대권 주자별로 지원하는 의원들 명단이 돌기도 했다. 일각에선 ‘신(新)친윤’으로 떠올랐던 박성민 의원 등의 선택이 중요할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다음 주인 12일 국회를 찾아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를 연다. 친윤계 중진인 윤재옥 의원이 개회사를 맡았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이양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도 참석한다. 2000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해 줄곧 당을 지켰던 오 시장은 당내 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 지역구를 둔 친윤계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친윤계를 등에 업은 후보가 전통적 지지층이 몰린 ‘영남권 조직표’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6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44명의 의원이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하면서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반면 한동훈 전 대표 측은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표 시절 친분을 쌓았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 김상욱 의원은 4일 CBS 라디오에 나와 “조직이 와해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들 열심히 또 움직이고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원·내외 10명 이상의 인사들이 소통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한 친한계 인사는 “저희도 의원들과 소통하며 재등판 준비를 하고 있다”며 “2월 말부터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의 또 다른 관심사는 조기대선이 열린다면 시행될 당내 경선 룰이다. 국민의힘 출신 신인규 변호사는 3일 YTN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 선출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당심 위주로 진행됐다”라면서 “(경선룰이) 당심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도 “이번에는 당심 비율이 더 높게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관측했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대선 경선룰은 당심 50%, 민심 5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