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제품 선제 관세 인하
불법이민자 추방 협조 등 환심 사기
모디, 13일 트럼프 만나 FTA 등 논의할 듯
4일(현지시간) 인도 일간지 이코노믹타임스(ET)에 따르면 아제이 사하이 인도수출기구연합(FIEO) 사무총장은 “미국 소비자들이 대체재를 찾으면 인도에 수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구매자들이 높은 비용을 피하기 위해 대체 공급업체를 찾을 것”이라며 기대감이 큰 분야로 전기기계·부품, 자동차 부품, 제약, 화학, 의류, 직물 등을 꼽았다.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에서도 중국에 부과된 관세의 반사이익을 봤다. 특히 인도와 미국 간 교역 파트너십은 계속 강화되는 추세다. 인도 정부 집계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인도의 대미국 수출은 599억3000만 달러(약 87조 원)에 달했으며 미국은 인도의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였다.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모디 총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모디 총리는 트럼프 관세에 각국이 보복관세로 맞서려는 가운데 오히려 관세를 인하해 무역전쟁을 피하면서도 미국 환심 사기에 나섰다. 인도는 1일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을 겨냥해 1600cc 이상 대형 오토바이 수입관세를 종전의 50%에서 20%포인트(p) 낮추고 섬유와 자동차 부품 관세도 인하하기로 했다.
또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이민자 추방 움직임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도는 미국이 추방 대상자인 인도인 불법이민자 1만8000명의 명단을 공유했을 때도 “불법 이동과 이주에 매우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전날 첫 번째로 군용기에 인도 출신 불법이민자 200명을 태워 보냈다.
모디 총리는 10~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인공지능(AI)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12~14일 미국을 찾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은 13일로 예정됐다. 특히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무역과 관세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도도 트럼프 관세에서 마냥 자유롭기만 한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기간 인도를 “무역에서는 큰 악당”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인도가 미국산 무기 조달을 늘리고, 공정한 양자 무역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공정무역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