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도 사상 최고 행진
중앙은행 골드러시·금 투자 수요 영향
한은, 2013년 마지막으로 매입 중단
해당 기간 금값 두 배 이상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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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세계금위원회(WGC)는 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작년 전 세계 금 수요가 4974톤으로 전년보다 1%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해 27% 뛴 금값과 맞물려 전 세계 금 거래액도 총 3820억 달러(약 553조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금값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0.59% 오른 온스당 2893.00달러에 마감하며 4거래일째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WGC는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금 매입과 금 투자 시장 성장세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2021년만 하더라도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총 450톤에 불과했으나 2022년 1080톤, 2023년 1051톤에 이어 작년 1045톤으로 3년 연속 1000톤을 웃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 등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중앙은행들이 금을 안정적인 전략 자산으로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WGC의 존 리드 수석 시장전략가는 “수요 측면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중앙은행들이 작년에도 1000톤 넘게 금을 사들였다는 점”이라며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작년 초 예상했던 것을 웃돌았다”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89.5톤)·튀르키예(74.8톤)·인도(72.6톤) 등은 매우 빠른 속도로 금을 축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은은 2013년을 마지막으로 금을 추가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그해 2월부터 현재까지 보유 총량을 104.4톤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중앙은행 금 보유량 순위에서 한은은 2013년 32위에서 지난해는 38위까지 미끄러졌다. 금값은 2013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뛰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골드바, 금화 등 투자 수요도 큰 몫을 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 투자 수요는 1180톤으로 전년 대비 25% 불었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살아난 금 ETF 시장에 힘입었다.
이와 달리 장신구(귀금속)로서 금 수요는 작년 1877톤으로 전년보다 11% 줄었다. 경기둔화에 시달리는 중국에서의 수요가 약해진 것이 그 배경으로 꼽혔다.
한편 기술 등 산업 부문 금 수요는 인공지능(AI) 관련 하드웨어 등 전자제품에서 사용되는 금이 늘면서 작년 326톤으로 전년보다 7% 확대됐다.
WGC는 “금리가 낮고 변동성이 클 경우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금 매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 ETF 투자자들도 이에 합류할 것”이라며 “이와 달리 높은 금 가격과 부진한 경제성장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압박을 받으면서 귀금속 수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도 지정학적·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이 주요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돼 부의 저장 수단이자 위험 회피 수단으로서의 금의 역할을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