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com 페이지.(@hihello) (출처=정회인 기자.)](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600/20250206174521_2133873_1199_652.jpg)
![▲사이트 하단에 해외 주요 거래소들이 나와있다.(@hihello) (출처=정회인 기자.)](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600/20250206174533_2133874_1200_742.jpg)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인 ‘krx.co.kr’과 도메인 끝자리만 다른 ‘krx.com’ 사이트에 접속하면 ‘레버리지’, ‘해외증권’ 등의 태그가 뜬다. 해당 버튼을 클릭하면 ‘삼경해외선물’(korea-futures.com) , ‘서정 트레이딩’(seowon100.com) 등 웹페이지로 연결된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해외선물 검증 업체'라는 문구를 내걸며 미국 나스닥 등 해외선물 상품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사이트 맨 아래에는 해외 주요 거래소인 홍콩거래소(HKEX)는 물론 북미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의 로고가 표시돼, 한국거래소가 정식 운영하는 제도권 사이트로 혼동하기 쉽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국내 파생상품 거래는 한국거래소로부터 매매인가를 받은 증권사 또는 선물사와 같은 회원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일반투자자가 장내파생상품을 매매하려면 인가받은 금융회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없이 주식 등 투자상품 유인 사업을 하는 사업자는 물론 투자자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앞서 라덕연발(發) 주가조작 사태 등을 계기로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유사투자자문업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고된 국내 유사투자자문업자 등록 건수는 2034건으로 작년 12월에만 122건이 신규 접수됐다. 이는 1년 전 50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공인 거래소인 한국거래소마저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사기에 악용되는 것은 당국의 감독 강화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불법리딩방 조사를 위한 암행점검 예산을 전년도의 약 3배인 5500만 원으로 증액한 바 있다. 암행점검은 점검자가 직접 회원으로 가입해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유료서비스 등을 이용하며 점검하는 방식이다.
한국거래소의 관리 부실 문제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투자 업계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표 거래소인 한국거래소의 도메인 'krx'가 불법 투자자문사에 악용되고 있는데도 당사자인 거래소가 장기간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 피해를 더욱 키울 수 있는 상황"이라며 "거래소가 도메인 관리를 허술하게 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전날부터 한국거래소, 경찰청과 공동으로 불법리딩방 근절 및 피해예방 공익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불법 리딩방 피해 사례 등을 담아 제작한 미니 다큐멘터리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공하고,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활용해 불법 리딩방 사기 근절에 대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