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예, '아내 누드쇼'→'디디 게이트' 샤라웃?…'칸쪽이'는 왜 그럴까 [솔드아웃]

입력 2025-02-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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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미국 3대 음악상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가 막을 내렸습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즈에는 수많은 팝스타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는데요. 본상 중에서도 최고 영예로 여겨지는 '올해의 앨범' 부문에서는 비욘세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비욘세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그간 그래미에서 총 99차례 후보로 지명돼 32개의 트로피를 휩쓴, 그야말로 팝의 왕이었는데요. 정작 '올해의 앨범'에선 매번 고배를 마셔야 했죠.

이날 비욘세는 흑인 가수 최초로 '베스트 컨트리 앨범'을 받고 '베스트 컨트리 듀오/그룹 퍼포먼스'를 수상한 데 이어 '올해의 앨범'으로 통산 35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그간의 설움을 씻어냈습니다.

'올해의 앨범' 시상자로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나섰고요. 찰리 XCX, 사브리나 카펜터, 레이디 가가와 브루노 마스 등이 라이브 공연을 펼치면서 그래미의 이름값을 증명했는데요. 정작 화제성은 예년만 못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2일 CBS가 중계한 그래미 어워즈 시청자 수는 약 1540만 명으로, 전년(1640만 명) 대비 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래미 시청자 수는 2021년 코로나19 여파로 900만 명까지 감소한 바 있는데요.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 증가했으나, 올해 다시 감소하며 상승세가 주춤했죠.

그래미 시상식보다 눈길을 끈 건 두 명의 손님이었습니다. 각종 기행으로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트러블 메이커로 잘 알려진 래퍼 예(카녜이 웨스트·칸예)는 이번 그래미의 주인공(?)이 된 모양샙니다.

▲카니예 웨스트와 비앙카 센소리가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UPI/연합뉴스)
▲카니예 웨스트와 비앙카 센소리가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UPI/연합뉴스)

칸예, 비앙카와 함께 레드카펫 출격…그런데 옷을 입은 거야, 만 거야?

이날 팝스타들은 각기 개성에 맞게 한껏 꾸민 채 그래미 레드카펫을 밟아 플래시 세례를 받았습니다.

이 중에서도 유독 취재 열기가 뜨거웠던 순간이 있었는데요. 바로 칸예의 등장 때였죠. 이날 칸예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에 바지, 부츠, 선글라스를 착용하면서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그림자 룩'으로 행사장에 나타났습니다.

취재진의 관심은 사실 칸예가 아닌 칸예의 아내, 비앙카에게 쏠렸을 겁니다. 비앙카는 카메라 앞에 서더니 입고 있던 퍼 코트를 벗고 포즈를 취했는데요. 현장은 곧 카메라 셔터 소리로 가득 찼죠.

비앙카는 짧은 드레스를 입었는데, 옷감이 얇은 살구색 스타킹 소재라 그의 몸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신체 부위는 피부색과 비슷한 천을 덧대서 가렸지만, 옷이 워낙 얇아 신체가 적나라하게 노출됐죠. 나체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칸예는 몇 발자국 떨어진 채 포즈를 취하는 비앙카를 감상하듯 지켜봤죠.

이후 두 사람은 레드카펫 행사장을 떠났는데요. 시상식이 진행된 크립토닷컴 아레나에 입장하지 않으면서 '초청받지 않은 두 사람이 그래미에서 쫓겨났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다만 칸예는 싱글 '카니발'(CARNIVAL)로 '베스트 랩 송' 후보로 오른 정식 손님이었는데요. 의도적으로 시상식에 입장하지 않은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현지도 발칵 뒤집혔습니다. 미국 매체들은 일제히 이 사건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도하고 나섰는데요. NYT는 "미니멀리스트 패션이 그래미 시상식에서 극한을 보여줬다"면서 온라인상에서 비앙카의 의상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은지 지적하는 반응들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매체는 LA 경찰에 '공공 노출'에 대해서도 문의했는데요. 경찰 당국은 이에 대해 "공공장소 또는 타인의 면전에서 자신의 중요 부위를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행위"라며 "불법으로 간주되려면 타인을 불쾌하게 하거나 성적 흥분을 유발할 의도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NBC 앵커 메긴 켈리는 그래미에서 칸예와 비앙카를 직접 목격했다며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에 알몸으로 등장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냐. 생각과 달리 전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천박하고, 품위 없고, 절박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뉴욕포스트는 측근을 인용해 "비앙카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시스루 드레스 대신 예쁜 드레스를 입고 싶어 했지만, 칸예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고요. 페이지식스 등은 칸예가 비앙카에게 코트를 벗고 포즈를 취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출처=예 X 캡처)
▲(출처=예 X 캡처)

칸예, 아랑곳 않고 기행 이어가…이번엔 "프리 디디" 선언

드레스를 입은 건 비앙카지만, 비난은 칸예에게 주로 향한 모습입니다.

칸예는 킴 카다시안과 이혼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연예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이던 비앙카와 재혼했는데요.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될 때마다 비앙카는 전라에 가까운 차림새를 하고 있어 충격을 안겼습니다. 반면 칸예는 언제나 무난한 티셔츠에 바지를 입고 있었죠. 이에 '칸예가 비앙카의 노출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그루밍, 가스라이팅 의혹이 확산했습니다. 칸예는 이를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비난을 멈추진 못했죠.

이번엔 이 같은 비난이 정말 거세게 일었는데요. 칸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앙카가 입은 드레스 모습을 여러 장 게재하면서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죠. 자신과 아내가 일으킨 화제성에 만족감을 표하는 게시물까지 올렸습니다. 칸예는 인스타그램에 구글 검색 통계를 공유하면서 "우리가 그래미를 이겼다. 2025년 2월 4일, 내 아내는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이 구글에서 검색된 사람"이라고 자축했습니다.

칸예의 기이한 언행이 화제를 빚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와의 악연은 차치하더라도, 입만 열었다 하면 반(反) 유대주의, 나치 옹호, 백인우월주의 추종 발언을 이어가며 눈살을 찌푸리게 한 칸예입니다. 2015년 그와 손잡고 브랜드 '이지'(Yeezy)를 론칭한 아디다스가 참다못해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손절'을 택할 정도였습니다. 아디다스 측은 "반유대주의와 다른 종류의 혐오 발언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칸예의 최근 발언은 용납할 수 없고 증오스럽고 위험하다. 다양성과 포용, 상호 존중, 공정이라는 회사의 가치를 침해한다"고 밝혔죠.

칸예는 이번에는 한층 더 살벌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디디 게이트'로 세상을 뒤흔든 래퍼 '디디'(션 존 콤스)를 샤라웃(shout out·호명)한 건데요. 한국에서는 '퍼프 대디'로 잘 알려진 힙합계 거물입니다. 1990년대부터 성별과 나이를 불문한 성착취 등 혐의로 미국 뉴욕 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입니다.

칸예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X를 통해 이지에서 판매하는 새로운 티셔츠 사진을 게재했는데요. 이 티셔츠엔 '션 존'이라고 적혔습니다. 그는 이지 홈페이지에서 이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알리며 "퍼프가 수감되기 전에 논의한 것처럼 나와 퍼프는 수익을 50대 50으로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디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칸예의 X 게시물을 캡처해 게재하며 "내 형제에게 고맙다"고 전했죠.

아무리 '칸쪽이'(칸예+금쪽이)라고 불리던 칸예지만, 이번 논란에 대해선 사뭇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국내 힙합 팬들도 "이번에는 정말 선 넘은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카니예 웨스트와 비앙카 센소리가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카니예 웨스트와 비앙카 센소리가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이유는 '화제성'…논란에 기댄 브랜드, 괜찮을까?

칸예의 이 같은 행보는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노이즈 마케팅은 상품이나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구설에 오르게 하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려는 전략인데요. 통상 시장에 처음 진출하거나 인지도가 낮은 사람 혹은 기업이 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당한 반감을 자아내며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는 등 득보다 실이 클 수 있기 때문이죠.

일례로 버거킹은 지난해 4월 대표 메뉴인 와퍼를 40년 만에 판매 종료한다고 공지한 바 있는데요.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선 단종이 아닌 제품 리뉴얼을 염두에 둔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치는데도 본사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그저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와퍼의 판매를 종료하는 것은 맞는다"며 "와퍼의 많은 이용 부탁드린다"고 재공지했죠. '현재 와퍼'라는 표현으로 '리뉴얼' 가능성을 시사한 겁니다.

결국 와퍼는 리뉴얼 출시되면서 말장난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버거킹 공식 인스타그램 등에는 "최악의 마케팅", "만우절도 아닌데 왜 그러냐" 등 회의적인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다만 칸예의 경우 조금 다르긴 합니다. 칸예라는 이름값, 그의 패션 브랜드는 본질적으로 논란과 화제성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칸예가 어떤 식으로든 이슈가 되는 게 아티스트이자 패션 브랜드 운영자로서 시선을 끌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겁니다.

칸예의 '추구미'와 기행이 어울린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는 기존 틀을 깨려는 '아웃사이더'를 표방합니다. 실제로 칸예가 논란을 일으킬 때마다 이지 브랜드 매출이 급증하거나 음원 스트리밍 성적이 껑충 뛰는 등 현상이 자주 포착됐죠.

그는 래퍼에서 패션 디자이너, 정치 참여자 등 끊임없이 정체성을 바꾸면서 신선함을 꾀하기도 하는데요. 기업으로 따지면 리브랜딩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앙카의 파격적인 패션도 일종의 브랜드화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칸예가 기존 규칙과 정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조명받은 만큼, 비앙카의 스타일링도 사회적 규범과 패션계에 대한 도전일 수 있다는 의견인데요. 비앙카가 등장할 때마다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니 이를 브랜드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거죠.

물론 칸예의 의도는 그만 알고 있을 겁니다. NYT 등에 따르면 칸예는 5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정신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자폐증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칸예는 자신의 앨범 등에서 자신이 가진 양극성 장애(조울증)를 자주 언급해왔는데요. 아내의 권유로 과거 가수 저스틴 비버를 상담하기도 했던 의사를 찾아간 결과 "내가 사실은 (양극성 장애가 아닌) 자폐증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죠. 그는 "자폐증은 (영화) '레인맨'처럼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것에 더 집착하게 한다. 그게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칸예의 기행을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확언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다만 매체에 따르면 칸예는 정확한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냐는 취재진의 요청에는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에서는 칸예가 비앙카와의 누드쇼 이후 이 같은 주장을 한 것을 주목하고 있죠.

누드쇼 이후 '디디 샤라웃'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는 칸예인데요. 이젠 칸예의 팬들 사이에서도 "노래도 못 듣겠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입니다. 과연 칸예가 언제까지 이 같은 전략을 고수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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