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딥시크발 기술주 약진에 협력 도모
알리바바, AI 기대로 한 달 새 60% 폭등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중국 주요 기술기업 총수들을 불러모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행사는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주재했고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레이쥔 샤오미 회장,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등 중국 대표 기술기업 총수들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리창 총리와 딩쉐샹 부총리 등도 함께했다.
통상 기술 심포지엄은 중국 정부 고위급 관리들만 참여하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시 주석이 나섰다. 시 주석이 기업인과 심포지엄을 연 것은 2018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시 주석은 세금 감면과 재정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번 자리는 인공지능(AI)이 중국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자 당국이 기업들을 돕겠다는 잠재적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화권 시장은 중국 기술주 반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인다.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만 4% 이상 급등하며 202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AI 기업 딥시크의 급부상과 알리바바 주가 상승이 큰 역할을 했다. 알리바바 주가는 14일 하루 6.3% 뛰는 등 지난달 13일 이후 한 달 동안 60% 가까이 폭등했다. 중국증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전날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중국 시가총액은 1조3000억 달러(약 1872조 원) 불어났다.
이날 심포지엄 내용과 전체 참석자 명단, 시 주석의 발언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여전히 시장은 시 주석이 민간기업 거물들을 만난 것을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마윈의 참석은 그간 기술 기업을 옥죄던 중국 당국의 변화로 읽을 수 있어 증시 다음 랠리의 새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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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은 2020년 10월 상하이 ‘와이탄 금융서밋’ 연설에서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현장에는 왕치산 당시 국가부주석과 인민은행장 등 고위급 인사가 대거 참석했고, 마윈의 발언은 일파만파 커졌다.
직후 마윈과 마윈이 소유한 금융기업인 앤트그룹 임원진이 당국에 소환됐고 앤트그룹은 상하이와 홍콩거래소에서 추진하던 기업공개(IPO)를 강제로 중단해야 했다. 나아가 당국은 앤트그룹의 주력 사업이던 소액 대출 사업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등 기업 때리기를 본격화했다. 결국 마윈은 앤트그룹 지배권을 상실하고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모두 물러났다.
2년 넘게 두문불출하던 그는 2023년 몇몇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최근에는 지난주 알리바바가 소유한 신선식품 체인 프레시포의 후난성 매장을 방문했다. 이에 그가 다시 중국 정부와 화해하고 경영에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