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설비 '현재 4배' 122GW로 확대
2038년 전력수요 현재보다 30%가량 증가 전망

2년 주기로 수립되는 국가 최상위 계획이자 장기 전력 수급 전망 및 발전원 확충 계획을 담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확정됐다. 정부는 원전과 태양광, 풍력, 수소를 아우르는 무탄소 전기 사용 확대를 통해 첨단산업 발전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2024∼2038년 적용되는 11차 전기본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11차 전기본은 AI와 반도체 등 새롭게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원전, 재생에너지, 수소 등 다양한 무탄소전원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는 11차 전기본에서 전기 수요가 연평균 1.8%씩 늘어 2038년 목표 수요가 129.3GW(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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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여름과 한겨울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최대 전력 수요는 100GW 수준으로, 11차 전기본은 2038년까지 우리나라의 전기 수요가 현재 수준보다 약 3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1.4GW), 데이터센터(4.4GW), 수소환원제철 도입과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한 산업 등 산업과 일상의 전기화 전환(11GW) 등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추가 수요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수요 변화에 대응해 발전 설비를 늘려가되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두 축으로 2038년 무탄소 에너지 발전 비중을 약 70%까지 올려 탄소중립 전환에 가속도를 붙인다는 방침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양대 축으로 한 무탄소 발전 비중은 2023년 39.1%에서 2030년 53.0%를 거쳐 2038년 70.7%까지 늘어나게 설계됐다.
이 가운데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은 오는 2030년 각각 31.8%, 18.8%를 각각 기록하고 나서 2038년에는 다시 35.2%, 29.2%로 높아진다. 2023년 대비로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20.8%포인트 증가해 증가 폭이 원전(4.5p)보다 크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 단계인 수소·암모니아 발전 비중도 2030년 2.4%에서 2038년 6.2%로 커진다.
이 같은 '무탄소 전기 전환'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발전 설비도 크게 확충한다.
먼저 2037∼2038년 총 2.8GW(기가와트) 설비용량의 원전 2기를 2037∼2038년 도입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이 반영된 2015년 7차 전기본 후 10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마련됐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최대한 빨리 부지 선정 등 신규 원전 선정 절차를 시작할 방침이며, 2035∼2036년에는 '차세대 미니 원전'인 SMR이 처음으로 0.7GW 규모로 들어서게 된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보급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이격 거리 규제를 완화하는 등 수요지인 산단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도 촉진할 방침이다.
11차 전기본은 2023년 30GW이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을 2030년과 2038년 각각 78GW, 121.9GW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현재의 4배 수준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최신 한국형 원전 한 기의 설비용량이 1.4G가량이다.
이는 11차 전기본에 기간인 2024∼2038년 원전 65기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산업부 관계자는 "11차 전기본 상 신규 건설이 필요한 발전설비 및 백업 설비 확보 절차가 추진될 예정"이라며 "연내 액화천연가스(LNG) 용량 시장 본입찰을 실시하고, 신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자 선정 절차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부지선정 절차와 무탄소 입찰시장 설계 등의 후속 조치도 진행될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제11차 장기 송·변전 설비계획',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등 후속계획도 차질 없이 수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