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끼도 안 먹었는데 배부르다”…셀카ㆍ사인 요청에 일일이 응해

“이제 인공지능(AI) 시대로, 모든 게 정말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우리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서 ‘고객 자신보다 먼저’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 이게 미래의 ‘고객제일’ 실현이다.”
범삼성가 3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올해 신입사원을 직접 만나 ‘고객제일’ 경영 이념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외할아버지인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강조한 ‘인재제일’을 핵심 경영 원칙으로 삼고, 유능한 인재의 적합한 부서 배치를 줄곧 강조해 왔다. 그는 1998년부터 27년째 신입사원 면접에도 매번 직접 참여하며 인재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24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1일 서울 도심 인재개발원 신세계남산에서 열린 ‘2025년 신세계그룹 신입사원 수료식’에서 신입사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 수료식에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올해 입사한 그룹 전 계열사 신입사원이 참석했다. 작년 3월 회장직에 오른 정 회장이 취임 후 처음 선발한 신입사원이라 만남의 의미를 더했다.
정 회장은 이날 신입사원들을 향해 “여러분들을 보니 오늘 한 끼도 안 먹었는데 배부르다”며 신세계그룹의 ‘고객제일’ 경영 이념을 직접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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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고객의 칭찬에 만족하기보다 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제일이라는 신세계의 최우선 가치는 변하지 않았지만,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변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40년 전에는 고객제일이 ‘친절’이었다면, 20년 전에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가격에 품절되지 않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지난 20년보다 앞으로 3년 동안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1등 고객’의 변화 속도는 우리가 발전하는 속도보다 빠를 수 있다”고 긴장감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공식 행사 후 사진을 찍자는 여러 신입사원의 요청에 일일이 응하며 ‘소통왕’ 면모를 보였다. 또 SSG랜더스 유니폼을 가진 한 신입사원이 사인을 요청하자, 단상 바닥에 앉아 사인을 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정 회장의 진정성 있는 조언과 행동에 수료식 현장에서는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이마트 신입사원 조영주 씨는 “회장이 아닌 사회 선배로서 신입사원이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진솔하게 알려주신 것 같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신입사원 챙기기는 제법 긴 세월동안 이어지고 있다. 신입사원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뽑아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그는 1998년부터 27년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신입 공채 최종면접 면접관을 맡아왔다.
지난해 2월 열린 신입사원 수료식 현장도 직접 찾았다. 당시 정 회장은 “지금 고객은 친절한 말보다 니즈(요구)를 충족시켜 주길 원한다”며 “고객의 불편을 줄이려는 노력을 가슴에 품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한 가지 분야에 미친 듯 파고들어 덕후(광적인 팬을 뜻하는 ‘오타쿠’의 한국식 표현)처럼 자신의 업무분야에서 전문가가 돼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