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원ㆍ달러 환율을 올들어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국내증시가 오후들어 상승 폭을 늘려나가자 역내외 모두 달러화를 팔아치우며 환율은 연저점을 경신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30원 내린 122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3일 연저점인 1233.20원과 장중 연저점(5월13일)인 1229.00원을 모두 갈아치운 기록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수를 바탕으로 한 코스피 강세 영향에 원ㆍ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수급상으로도 역외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도세가 환율 하락을 주도한 반면 주말 거래일을 맞아 그동안 활발히 유입됐떤 결제 수요가 자취를 감춘 영향으로 달러화 수급이 매도로 쏠리며 환율을 끌어내렸다.
또 증시 반등에 주식 매수자금, 투신권 헤지 물량까지 가세하며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환율이 장 중 한때 1230원선 부근에서 낙폭을 확대하지 못한 채 정체된 흐름을 보이자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오후들어 증시 반등 폭 확대에 따른 추가 하락으로 이러한 인식은 재차 사라졌다.
결국 원ㆍ달러 환율은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상승하며 연고점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소식에 화답하며 1288.50원에 거래를 마감,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딜러는 "뉴욕증시가 전날 기업 어닝 서프라이즈와 실업관련 지표 호조로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국내증시도 상승 개장한 뒤 오름 폭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환율 역시 일찌감치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환율 하락을 지지하는 재료들이 서울환시에 확산되면서 달러화 매수 심리가 자취를 감춘 모습"이라며 "증시 반등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외 경제지표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환율이 레벨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딜러도 "환율이 그동안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과정에서 레벨 부담과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1230원선 하향 돌파가 번번히 무산되는 모습이었으나 증시 반등에 지표 개선까지 더해지며 환율이 연저점을 경신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