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도덕적 해이'ㆍ책임론 지적
'건전성 규제' 도입이 필요한 시점

최근 제기된 일련의 사모펀드 이슈와 관련해 그들의 책임론을 강조하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비즈센터에서 ‘MBK 도덕적 해이와 대두되는 사모펀드 책임론’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좌장과 발제를,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병준 전 강남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조동근 교수는 ‘MBK파트너스의 도덕적 해이와 대두되는 사모펀드 규제론’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MBK파트너스는 기업을 인수할 때 업종에 대한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표적에 들어오는 기업이면 인수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라며 “‘기업을 살렸다’라는 미사여구에만 중독돼 경영 실패 요인은 연구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일 직전에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행위는 ‘회생절차 신청 준비상태’에서의 판매로 명백한 사기행위에 해당한다”라며 “법정관리 진행 사실을 숨기고 개인투자자에게 채권 등을 판매하려 한 행위는 정보 비대칭을 악용한 것으로, 2013년 ‘동양그룹 사태’와 닮은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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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미국 등 해외에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사모펀드의 무차별 기업 인수 폐해를 막기 위해 규제를 하고 있는데, 한국은 MBK 등 사모펀드들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라며 “사모펀드 ‘건전성 규제’ 도입이 필요한 시점으로, 사모펀드를 일종의 의제된 금융회사로 분류해 금산분리 원칙을 적용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양준모 교수는 ‘사모펀드의 도덕적 해이와 책임론’에 관해 강연했다.
양 교수는 “사모펀드의 도덕적 해이란 레버리지를 높여 본인이 부담할 수 있는 자본 이상을 동원해 이득만 취하는 투자 형태로, 서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라며 “자본시장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차입매수(LBO)가 함부로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견제 장치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관련 규제가 미비하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모펀드는 원칙적으로 본인이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여러 규제가 완화되는데, MBK의 경우 규제 완화만 취한 채 책임을 저버린 건 아닌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라며 “MBK가 그동안 홈플러스를 통해 조달한 현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경영 개선에 최선을 다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하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경영권을 농락하며 '희화화'한 사태로 번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병준 전 교수는 ‘경영권 시장의 행태는 이대로 좋은가? - MBK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사모펀드 책임론의 관점에서’를 주제로 발표하며 “현재 한국에 경영권 침탈을 위한 전략은 존재하지만, 방어를 위한 수단은 전무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려는 시도도 경영권 방어가 취약한 현 제도를 파고든 것이며, 이러한 행위는 단기적 투자차익에만 관심을 쏟는 ‘기업사냥꾼’의 범주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포이즌 필(Poison Pill), 차등의결권, 황금주(Golden Share)와 같은 경영권 방어 실효성을 증진할 수 있는 제도를 정착시켜야 하며, 경영권 방어 조항을 위한 개정이 필요한 이유”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