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70% 이상인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업계와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서울 도심지역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 이상인 아파트가 강남구 대치동을 비롯해 16곳으로 조사됐다.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 역삼동 우림루미아트로 42㎡ 매매가는 1억4000~1억4300만원이고 전세가는 1억1000만~1억2500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무려 83%에 이른다. 서초구 서초동 삼성래미안유니빌도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80%로 그 뒤를 이었다. 매매가는 2억4000만~2억8000만원, 전세가는 2억~2억2000만원에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특히 매매가 하락 원인과 전세가 상승 원인이 같이 맞물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이번만큼 오른 적이 없었다"면서 "최근 금융위기, DTI 규제 등으로 매매가는 약세를 보인 반면 소형 공급 부족 등으로 전세가는 크게 상승하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42%로 지난해 1월 초에 비해 4%나 올랐다. 서울 25개구 중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일 40%가 넘는 곳이 지난해 1월 9곳에 불과하던 것이 1년 반 만에 무려 10곳이 늘어 현재는 19곳에 이른다.
지난해 초에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20%대인 곳도 강남, 강동, 서초, 송파, 용산 등 5곳이나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강동구는 전세가 비율이 지난해 29.5%였으나 현재 41%로 11.8%나 올랐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지역은 서대문구다. 서대문구는 3.3㎡당 평균 매매가가 1229만원이고, 전세가는 580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47.2%나 된다. 이어 관악구가 46.8%, 종로구 46.7%, 중구 46.6%, 동대문구 46.2%, 성북구 46.1%, 중랑구 46%, 은평구 44.8%, 구로구 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세값이 더 떨어지기 전 지금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양 팀장은 "매매가는 떨어진 반면 전세가는 올랐기 때문에 전세 안고 내집을 마련하기 훨씬 수월해졌다"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실제 시장은 가격이 조정될 만큼 됐고 전세가격도 다시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내집 마련을 계획했던 수요자라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