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경고함에 따라 이르면 8월에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현재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에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가격 급등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 초청 강연에서 "통화정책 운용 때 인플레이션과 남.중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등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의 하방 리스크(위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물가 안정을 위해 현재 연 2.0%인 기준금리를 인상 필요성에 대한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앙은행에게 주어진 임무는 물가 안정"이라며 "이것을 지키지 못하고 다른 정책을 하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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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재는 국제 금융위기 재발이나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을 위한 다음 달 정례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강하게 표명하고 8월에 0.25%포인트를 시작으로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총재는 "우리 경제의 체질 강화를 위해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화정책 운용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쟁력 없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이들에게 지원되던 자원을 창업 지원에 활용해, 경제 활력을 고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정부의 중소기업 비상 지원조치 종료를 앞두고 한은은 오는 24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국제 금융위기 과정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6조5000억원에서 10조원으로 늘린 총액한도대출의 축소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총재는 "물가와 금융 안정이 이뤄지면 경제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기업 투자가 늘어나고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한은의 국제 경쟁력을 구비하기 위해 주요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에 실무인력을 파견해 교육ㆍ훈련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6~7개국 중앙은행에 한은 직원을 파견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주요 20개국(G20) 차원에서 도입을 주도하는 국제 금융안전망과 관련해서는 처음 제안했을 때보다 회원국의 호응이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