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소프트웨어(SW) 부문에서 아직 갈길이 멀었음을 느낀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16일 서울대 강연에서 한 말이다. 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 강연에서 "은행이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많이 충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부분은 모자란다"며 "정부도 노력해야겠지만 그쪽에 있는 사람들도 문제의식을 갖고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진 위원장의 발언은 최근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에 대한 당국의 중징계에 이어 신한금융지주의 내분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은행의 경영진 리스크로 인한 폐해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 은행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그는 국제사회의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과 관련해서 "IMF가 외환위기 때 우리에게 했던 것과 이번 위기 때 다른 나라에 하는 것을 보면 억울하다는 생각과 함께 분노가 치밀어온다"며 "우리에게 했던 것과 정반대의 것을 새로운 논리로 무장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가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은 그냥 돌아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쪽 사람들을 만나면 굉장히 심각해 세계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했던 패턴으로 가긴 어렵다"며 "유럽 금융회사들은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진 위원장은 "상당기간 미국과 유럽이 세계경제의 성장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며 "결국 한국,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가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