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는 5일(현지시간) 소형차 피트를 포함 총 3개 차종 93만여 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피트를 포함한 일부 모델 운전석 도어에 화재 발생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격 리콜이 결정된 것이다. 피트는 미국시장에서 현대차 엑센트와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는 혼다의 대표적인 소형차다.
리콜 대상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생산해 판매된 모델로 일본 내수는 물론 해외 판매분도 포함된다.
이같은 혼다의 제작 결함은 올들어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자동변속기 결함으로 북미를 비롯한 해외시장에 판매된 승용차와 SUV 등이 대규모 리콜에 돌입했다. 결함이 발견된 차는 무려 249만대에 이른다. 이번 화재 위험으로 리콜되는 차량을 포함해 혼다는 두 달새 340만여 대에 이르는 차를 리콜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기준 혼다의 연간 생산판매량인 355만5000대와 맞먹는 수준이다.
품질의 대명사인 혼다의 이같은 추락은 과도한 원가절감으로 인한 품질 저하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도요타 리콜사태를 교훈삼아 미국 빅3는 물론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가 ‘품질’을 최우선으로 앞세우는 가운데 혼다는 엔고 현상에 따른 수익성 확보를 위해 부품사들에게 원가 낮추기 전략을 이어왔고 이같은 전략이 최근 품질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혼다의 연이은 리콜 파동이 ‘제2의 도요타 사태’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와 함께 혼다코리아가 오는 10월 국내 선보일 예정으로 현재 막바지 출시작업을 진행중인 하이브리드 모델 CR-Z 역시 이번 리콜대상에 포함됐다. CR-Z는 전기 배터리 문제로 구동모터가 역회전할 위험이 드러나 리콜을 실시한다.
결함이 드러난 모델은 유럽과 북미에 출시된 1만7000여대로 혼다코리아는 결함이 드러난 모델을 수입해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한편 미국 소비자 단체가 발행하는 잡지인 ‘컨슈머리포트誌’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형 소형세단 및 해치백 모델에 대한 테스트 결과 지난 4월부터 판매를 개시한 혼다의 신형 시빅에 대해 ‘추천하고 싶지 않은 차’로 선정했다.
컨슈머 리포트는 “현대차 엘란트라 등 다른 소형차들은 풀체인지 이후 더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반해 신형 시빅의 품질은 거의 바닥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