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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질게 터진 셈이죠. 그동안 다국적제약사들도 공공연하게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해왔지만 복지부와 공정위에서 손을 놓았던 부분도 있어 잘 빠져나갔던 것입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한국얀센, 한국노바티스, 바이엘코리아 등 5개 다국적제약사가 50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된 데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분통을 터트렸다. 세계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업계의 관행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배신감 그 자체라는 것이다.
그동안 이들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방식에 대해 비판을 일삼았다는 점에서 겉다르고 속다른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줄줄이 공정위의 리베이트 철퇴를 맞았을 때 그들의 속마음은 어떠했을까.
다국적제약사들이 다른 한편으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열을 올렸다는 점은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한다. 판관비를 늘리면서 국내 투자 개념의 연구개발(R&D) 비용은 대폭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조사결과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5.6%로 전년도의 6.5%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일로 다국적제약사의 윤리경영은 헛구호에 불과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는 한국MSD, GSK 등에 대해서도 집중조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지널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국내 제약 및 병원 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 이들에 대한 강도높고 광범위한 조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전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