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상장 건설사 절반가량이 상반기에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건설사 33개 가운데 14곳(42.4%)이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가장 큰 순손실을 본 건설사는 금호산업으로 순손실액이 4998억원에 달했다. 이어 벽산건설(4595억원), 삼환기업(1851억원), 남광토건(1039억원), 범양건영(788억원), 한일건설(62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건설사의 적자폭도 커졌다. 벽산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액이 561억원이었다가 올해 같은 기간에는 4595억원으로 급증했다. 남광토건과 동양건설 역시 순손실액이 각각 746억원, 139억원씩 증가했다.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금호산업, 범양건영, 삼환기업, 신일건업, 신한, 한일건설 등 6개사로 조사됐다.
순이익을 낸 건설사도 실적이 악화됐다. 올 상반기에 순이익을 낸 건설 19개사 가운데 11개사가 전년 동기 대비 이익 규모가 줄어들었다.
그나마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선 삼환까뮤와 순이익이 100% 이상 늘어난 화성산업(413%), 한라건설(170%)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폭 상승에 그쳤다.
나머지 건설사들은 순이익이 대폭 줄었다. 동부건설과 성지건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68%, 84.43% 감소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건설업체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의 분석대상 7개 건설사 가운데 6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33.14%)을 제외한 삼성엔지니어링(-4.76%), 대림산업(-8.9%), 삼성물산(-16.35%), 현대건설(-20.49%), GS건설(-26.21%), 현대산업(-46.75%) 등 6개 건설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정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인 대형 건설사 역시 하반기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 건설사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