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2012년 1~9월) 외화차입 구조가 장기화하는 등 지난달에 이어 외화조달 여건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장기조달·단기운용에 따른 역마진 발생 등을 이유로 자금운용의 어려움을 제기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은 올 들어 9월까지 국내은행은 단기자금은 순상환(차환율 89.5%)하고 장기자금은 순조달(차환율 150.3%)하는 등 차입만기 장기화 구조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9월 중 국내은행의 단기 및 중장기차입 차환율은 이미 확보한 외화 여유자금으로 각각 91.0%, 97.8%의 차환율을 기록하며 소폭 순상환했다.
차환율은 은행의 차환(Roll-over)을 보여주는 지표로 차환율이 100% 이상이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보다 신규차입액이 많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국내은행들의 단기외화차입 비중은 2009년 말 34.4%에서 올 8월 말에는 22.5%로 크게 하락했다. 전체 외채 중 단기외채비중도 2009년 말 43.2%에서 올해 6월 말 32.5%로 내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엄격한 외화유동성 관리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은행들의 중장기 차입이 많이 증가, 장기조달·단기운용에 따른 역마진 발생 등 자금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엄용일 외환감독국 외환업무팀장은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6.92%포인트(2008년10월27일)까지 상승하는 등 외화차입 비용이 크게 상승했던 시기를 고려하면 이는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보험료 성격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며 “엄격한 외화유동성 관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상향으로 CDS 프리미엄이 하락해 외화조달 비용이 절감된 점을 고려하면 역마진을 비용으로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역마진 규모는 연간 1억8000만달러로 추산하며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가산금리 하락을 0.25%포인트만 가정하더라도 역마진 규모의 약 2배에 달하는 차입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국채(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월 말(1.04%포인트)보다 0.18%포인트 하락한 0.86%포인트로 4개월째 내렸다. 지난 14일에는 연중 최저인 0.69%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전월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중장기차입의 경우에는 1년물 가산금리가 1.02%포인트로 전월(1.47%포인트) 대비 큰 폭 하락(0.45%포인트)했다. 하지만 5년물의 경우 비국책은행 발행(1건)으로 소폭 상승(0.09%포인트)했다. 단기차입 가산금리는 0.059%포인트로 올해 최저를 기록한 전월(0.05%포인트)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외환건전성 비율(3개월 외화유동성, 1개월·7일갭 비율)은 모두 지도비율을 큰 폭 웃돌았다.
금감원은 대내외 금융관련 지표 및 시장상황을 반영해 실시 중인 외환부문 위기진단 결과 올해 9월 ‘정상’단계로 진단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근 한일 통화스와프 추가확대 종료 및 10월(62억달러)과 11월(36억달러) 비교적 큰 규모의 중장기 외화차입금 만기 도래에 따른 외화차입과 외화유동성 상의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