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권사들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선진 투자은행으로의 체질 개선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위탁매매 중심의 '천수답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탁매매 의존도 심화는 올해 증시 침체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와 맞물리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6회계연도 1분기(4월~6월) 국내 54개 증권사(외국계 지점 포함)들의 위탁매매 의존도(전체 수수료수익 대비 수탁수수료 비중)은 72.5%로 작년 1분기(70.5%) 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작년 2분기(76.9%) 3분기(76.6%) 4분기(76.0%)에 이어 여전히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증권사들의 투자은행(IB)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인수 및 주선수수료 수입 비중은 3.8%(632억원)로 작년 1분기의 3.7%(438억원) 0.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같은 위탁매매 의존도는 1분기 증시침체로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관련 수수료수입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전체 주식 위탁실적은 634조원으로 전분기대비 25.6% 감소했고, 주식위탁수수료도 1조268억원으로 23.3% 줄었다.
이에따라 순이익 규모도 크게 줄었다.
54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7851억원으로 작년 1분기(4313억원)에 비해서는 82.0%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2분기(8250억원) 3분기(1조3613억원) 4분기(1조970억원)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특히 직전 분기인 4분기 대비 28.4%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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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54개 증권사 중 46개사가 흑자였고, 8개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순수 국내증권사들의 회사별 순이익 규모는 대우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1위(809억원)을 유지했고, 우리투자증권(756억원) 현대증권(703억원)이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639억원, 637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동기 6위와 7위에서 두 계단씩 오른 4위, 5위를 차지했다. 반면 작년 1분기에 4, 5위였던 동양종금증권(314억원)과 대투증권(187억원)은 올해 8위, 10위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