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국내증시가 미 증시와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비관련 지표 부진으로 지난 주말 미 증시가 하락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는 1700선을 꿋꿋이 지킨 것이다.
미 증시는 사흘 연속 하락했고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낙폭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강한 힘을 보여준 날이다.
그 이유는 월말 '윈도드레싱 효과'도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장중 매수우위로 전환한 외국인의 순매수가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거래소 시장에서만 2000억원 가까이 순매수를 보였다.
외국인들이 이틀연속 순매수세를 보여주고 있는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 역시 이틀연속 상승했다.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정확한 의중은 파악하기 힘들지만,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의 가격메리트에 눈을 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그들은 전기전자, 자동차, 금융주 등에 대해 집중 매수세를 보이며, 업종별 차별화를 유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추가적인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급격한 조정세라든지, 특히 외국인들의 과거와 같은 일률적인 매도 편중현상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도세를 보이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완화된 매도세를 보이며 매수와 매도를 병행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긍정적인 변화의 요인은 수급상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라며 "지난 18일 FOMC를 분기점으로 그동안 일관된 매도공세를 보인 외국인이 1조원 정도의 순매수를 기록한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신용경색 위기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던 외국인이 위험자산인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외국인 투자자 역시 현 시점을 금리인하 사이클의 후반부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통상 경기침체 이후, 금리인하 사이클의 후반부에서 주가가 저점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볼 때, 현 시점은 주식시장에 진입하기에 최적의 시점이라는 점"이라며 "또한, 최근 달러 약세 속도 역시 금리인하 이후에 오히려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추가적인 금리인하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증권 김지형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1600선을 회복하면서 약 1조300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어닝시즌이 돌아오면서 특히 전기전자, 자동차 그리고 미국발 신용위기가 완화되면서 금융 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의 매수세는 과거의 일률적인 매도 편중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만약 여러 변수로 인해 매도를 보이더라도 매수와 병행하는 매매 형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