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열풍이 사그라드는 분위기에 주류업계가 ‘MZ세대 맞춤 위스키’를 선보이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1~9월 위스키 수입량은 1만9529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 역시 2억294만 달러에서 1억7923만 달러로 11.6%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단순히 비싸고 도수 높은 위스키를 선호하는 경향에서 고물가로 인해 다양한 중저가 위스키로 선호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칵테일, 하이볼 등 다른 술과 섞어 먹는 믹솔로지 트렌드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주류업계는 위스키 시장이 급격한 팽창을 지나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겔 파스칼 페르노리카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는 “위스키 시장의 둔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시장 축소가 아닌 시장의 정상화라고 봐야 한다”며 “특히 한국 위스키 시장을 들여다보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가파르게 성장했고 팬데믹이 지나며 ‘보복소비’가 줄어들고 소비가 다양화됐다”고 설명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둔화하는 위스키 시장에서 젊은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차세대 스카치 위스키 ‘더 디콘’을 출시했다. 더 디콘은 페르노리카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브랜드부터 새로 만든 제품이다. 스코틀랜드 아일레이와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선별한 위스키를 블렌딩 해 만들었다.
더 디콘은 특유의 맛과 브랜딩으로 MZ세대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더 디콘은 위스키 원재료인 보리를 말릴 때 땔감으로 사용하는 ‘피트(peat)’의 향과 달콤함의 대조적 풍미가 조화를 이룬다. 병 디자인은 구리 포트 스틸을 모티브로 만들었고, 라벨은 가면과 고글을 쓴 인물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됐다.
더 디콘을 개발한 브렛 베리시 소버린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병 디자인의 경우 영화 ‘매드맥스’ 등을 연상시켜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구현하고자 했다”며 “더 디콘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소비자들이 함께 보이길 원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골든블루는 대만의 ‘카발란’을 중심으로 세계 인기 위스키를 선보이고 있다. 카발란은 방탄소년단(BTS) RM이 즐겨마셔 인기를 끈 제품이다. 이를 활용한 RTD(Ready To Drink) 제품 ‘카발란 하이볼 위스키 소다’ 등도 함께 선보이며 MZ세대 중심으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국내 젊은 위스키 소비자들의 주요 특성이라고 하면 다양성과 차별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골든블루는 세계 유명 주류의 현지화를 통해 MZ세대에게 다가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MZ세대 맞춤 위스키로 신제품 ‘조니워커 블론드’를 선보였다. 조니워커 블론드는 조니워커 브랜드에서 최초로 믹솔로지(mixology:주류에 여러 다른 음료를 섞는 것)를 위해 개발한 프리미엄 위스키다. 믹솔로지는 MZ세대의 주류 음용 트렌드의 핵심으로 꼽힌다. 조니워커 블론드는 어떤 음료와 섞어도 바닐라와 과실향이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조니워커 블론드는 출시 초기부터 호응을 얻었다. 공식 출시 한 달이 되지 않아 주문 폭주로 초도 물량 4만5000병이 모두 조기 소진됐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통상적으로 활용하는 해상 운송이 아닌, 항공 운송을 통해 1만5000병의 조니워커 블론드를 추가로 긴급 공수하기도 했다. 가정 채널과 함께 대형 프랜차이즈 바 중심으로 선보이며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조니워커 블론드는 활기찬 기운을 담은 밝은 노란색과 상쾌한 느낌의 파란색을 함께 활용한 디자인을 통해 MZ세대의 에너지와 젊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