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주친화 정책과 엔저에 미국 바짝 추격
중국,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10%대 강세
유럽, 경기둔화와 정치격변에 한 자릿수 그쳐
2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뉴욕증시 S&P500지수는 올 들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7일까지 25.1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다우지수는 14.0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38% 각각 상승했다. 이대로 끝난다면 뉴욕증시는 2021년 이후 최고의 한 해를 기록하게 된다.
올해 뉴욕증시는 탄탄한 경제를 기반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경제성장률은 1분기 1.6%에서 2분기 3%, 3분기 3.1%로 꾸준히 올랐다. 인플레이션율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하락했고 소비도 호조였다. 여기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수혜주가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주요 기술주가 상승장을 견인했다.
11월 초 치러진 대통령선거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친시장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연초 버블 붕괴 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 주도하에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친 효과가 있었다. 당시 3만9000엔선을 처음 넘었던 닛케이지수는 이후 4만 엔선마저 돌파하며 투자자들을 기쁘게 했다.
이후 닛케이지수는 한동안 주춤했지만, 엔저가 이어지면서 수출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고 지난주 4만 엔 선을 회복했다. 올 들어 30일까지 상승 폭은 19%가 넘는다. 증시 훈풍 속에 시가총액이 10조 엔(약 93조 원)을 넘는 기업이 18개사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버블 경제 시기인 1989년 말에는 3곳에 불과했다.
중국 상하이증시는 정부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약 14% 상승했다. 다만 정책의 구체성 부족과 경제성장률 둔화에 상승 폭은 미국이나 일본에 밀렸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지만, 분기를 거듭할수록 실제 수치는 이것과 멀어지고 있다. 최근 지표인 3분기 성장률은 4.6%를 기록해 1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 증시보다 부진한 게 유럽 증시다. 범유럽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올해 5.89% 상승에 그쳤다. 차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우려와 맞물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의 경기둔화와 프랑스에서의 정치 변동성 확대 등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특히 프랑스 증시의 경우 2010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연간 실적을 눈앞에 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