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크로아티아 대통령을 뽑는 1차 선거에서 조란 밀라노비치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달성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내달 12일 결선 투표가 이뤄진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국가선거관리위원회(DIP)는 이날 야당 사회민주당(SDP) 후보인 좌파 성향 밀라노비치 대통령이 이날 대선에서 득표율 49.11%로 8명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집권 보수당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의 지지를 받는 드라간 프리모라츠는 19.37%로 뒤를 이었다.
크로아티아 선거법은 과반 득표를 한 후보가 없을 때는 1차 투표 2주일 뒤에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2차 투표일인 다음달 12일에 두 후보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각책임제인 크로아티아에서 대통령직은 법률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형식적인 직책이다. 하지만 외교 정책, 국방 및 안보 문제에 발언권이 있다.
SDP의 오랜 지도자인 밀라노비치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리직을 역임하다가 경제적 성과 부족, 정치적 갈등으로 선거에서 패배하며 물러났다.
또 정치적 반대자들에게 강경한 포퓰리즘적 수사를 구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 종종 비유되고 있다.
그는 크로아티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의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와 전쟁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내년 2월 18일에 만료되는 5년 대통령 임기 동안에는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와는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그럼에도 밀라노비치는 최근 몇 년 동안 부패 행위 혐의로 30명의 장관이 물러나야 했던 HDZ 정부의 유일한 견제자로 여겨진다. 그는 HDZ의 부패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대통령의 권한이 제한적임에 따라 실질적인 정치적 견제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선거 운동 기간 프리모라츠는 자신을 통합자로, 밀라노비치는 분열주의자로 각인시키려고 노력했다. 또 밀라노비치를 친러시아적 인물로 규정하고, 크로아티아의 국제적 지위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프리모라츠는 2차 투표를 1차 투표에서 다른 우익 보수 후보자들에게 분산된 표를 끌어올 기회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