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1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전년 대비 26.4% 성장했다. 2017~2023년 연평균 성장률(51.1%)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은 785.6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51.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감소)으로 인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모습이다.
캐즘 여파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 더 치명적이었다. 작년 1~11월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SK온은 11.8%, 삼성SDI는 0.1%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 닝더스다이(CATL)·비야디(BYD) 등이 각 28.6%, 35.9%씩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은 내수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CATL과 점유율 36.8%로 세계 1위를, BYD는 17.1%를 점유하며 2위를 유지했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20% 아래로 내려가며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p) 하락한 19.8%에 그쳤다.
SNE리서치는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견제를 받고 있으나 안정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초과 물량을 신흥국에 확대 판매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