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병원 운영기업, 6조 원 넘게 선제 투자
중국에서 부유한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가 예정돼 노인 돌봄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병원 운영사 퍼레니얼홀딩스는 중국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한 의료 돌봄 사업이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지금까지 약 310억 위안(약 6조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퍼레니얼은 현재 중국 북부 도시인 톈진과 남서부 레저ㆍ관광 수도인 청두에 각각 병원ㆍ재활ㆍ편의 시설을 통합한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시설은 식사와 전문 간병을 포함해 한 달에 7000위안~2만 위안(약 140만~400만 원)의 요금을 받는다. 중국의 소수 국가 지원 요양원은 한 달에 5000위안도 되지 않지 않지만 대기자 명단이 길다.
싱가포르 외에 일본과 미국 기업의 노인 주택 운영자들도 최근 10년간 중국에 활발히 진출했다. 일본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은 중국 대기업 푸싱인터내셔널과 협력해 주요 도시에 여러 노인 생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타이캉생명보험과 부동산 개발업체 원양부동산도 부유한 은퇴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고급 노인단지를 조성했다.
이렇게 노인 돌봄 시장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것은 향후 10년 안에 60대에 접어드는 중국인이 4억 명이 넘을 것으로 관측되는 등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베이비붐 세대는 격동의 1960년대에 태어났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 혜택을 누렸다.
또한 중국은 오랜 기간 한자녀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늘어나는 노인을 돌보는 데 있어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중국 은퇴자의 3%만이 요양원 등 노인 시설에 입소할 수 있고, 나머지는 노년을 집에서 보내거나 지역사회의 돌봄에 의존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작년 9월 의료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장벽을 제거했다. 해외 투자자가 중국 파트너 없이 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포함됐다.
퍼레니얼홀딩스의 10억 위안 규모 종합병원이 올해 1분기에 문을 열면 완전히 외국인이 소유한 최초의 의료 시설이 된다. 이 병원은 톈진 주거 개발 단지에서 도보 거리에 위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