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에드워드 리 "맛도 중요하지만, 이야기 들려주는 게 중요해"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늘 무언가 읽고, 쓰는 걸 좋아했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예술은 요리라고 생각하는데, 그다음이 바로 글쓰기다.

▲넷플릭스 화제작 '흑백요리사'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셰프 에드워드 리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책 '스모크&피클스'를 출간했다. (위즈덤하우스)

7일 책 '스모크&피클스' 출간을 기념해 한국 기자들과 온라인으로 만난 셰프 에드워드 리는 요리와 글쓰기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부엌에서 요리할 때는 마무리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데, 10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있어도 아무것도 쓰지 못할 때가 있다"며 "글을 쓸 때는 시간이 완전히 멈추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리는 지난해 넷플릭스 화제작 '흑백요리사'를 통해 이름을 날렸다. 특히 이주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그는 자신의 뿌리인 한식과 미국 남부 요리를 결합한 독특한 요리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이 책은 그의 독창적인 요리 스타일과 철학, 식재료에 대한 가치관이 담겼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었던 요리를 소개하며 자신의 추억을 덧붙이는 형식의 에세이다. 요리에 대한 맛과 멋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는 "음식에 있어서 맛이 가장 중요하지만, 음식 통해 이야기 들려주는 게 중요하다"라며 "진짜 셰프라면 음식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 그게 굉장히 어려운데, 나도 매일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간장에 절인 마늘은 우리 할머니가 만들던 음식이다. 할머니는 매번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마늘을 절였다. 그래서 나도 레시피에 당밀을 추가하는 등 내 나름대로 만들었다. 아마 할머니도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화제작 '흑백요리사'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셰프 에드워드 리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책 '스모크&피클스'를 출간했다. (Jessica Ebelhar)

그렇다면 에드워드 리의 음식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그의 음식에는 한국인 이민자 자녀로서 미국에 거주하며 경험한 개인적 경험과 정체성이 있다.

그는 "사는 세상이 다르고, 재료가 다를 뿐이지 먹는 방식은 비슷하다. 피클 대신에 김치가 있듯이 이걸 어떻게 조합해서 먹는지는 각자의 취향"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에드워드 리는 한국 셰프와 미국 셰프의 차이점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도 피력했다. 한국 셰프가 정확한 요리를 한다면, 미국 셰프들은 본능적인 요리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한국 셰프들은 배운 레시피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요리한다. 미국 셰프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본능적이고도 도전적으로 요리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셰프를 꿈꾸는 청년들에게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했다. 그는 "여정 끝에 상이 기다리는 게 아니라 여정 자체가 상이다. 매일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상"이라며 "접시를 닦고, 감자를 깎는 과정 자체를 전부 사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책 '스모크&피클스' 표지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