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임금도 전망치 웃돌아
실질임금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디플레이션 탈출 조짐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 발표한 지난해 11월 월간 근로통계조사에서 현금 급여 총액 중 기본급을 중심으로 하는 ‘소정내 급여’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상승 폭은 32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기업의 임금과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별 급여도 7.9% 오르는 등 일부 기업에선 겨울철 상여금 지급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명목임금도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주요 이코노미스트 전망치인 2.7%를 웃돌았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0.3% 하락해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실질임금이 부진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임금 상승분을 상쇄한 데 따른 것으로, 특히 에너지 비용이 일본 정부의 공과금 보조금 지급 중단 이후 증가한 영향이 있었다. 앞서 내무성은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11월에 전년보다 2.7% 올라 10월 2.3%에서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여전히 전반적인 임금 상승세가 유지되면서 디플레이션 탈출이라는 희망도 생겼다. 이는 일본은행의 단기적인 추가 금리 인상을 부추길 수 있으며, 당장 이달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인상이 가능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이달 회의가 23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가운데 스와프시장에서 금리 인상 확률은 46%로 제시됐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가 임금 인상률을 발표하는 3월을 금리 인상 시점으로 예상한 경우도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는데, 당시 결정은 렌고가 30년 만에 가장 높은 임금 인상률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올해 렌고가 인상률을 발표하는 시점은 3월 14일이고 그로부터 닷새 후에 일본은행 회의가 열린다.
렌고는 올해 모든 기업이 최소 5%를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6%로 설정했다. 유통기업 이온그룹과 보험사 닛폰생명보험을 포함한 일부 기업에서 이미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일부 직원 임금을 최소 6%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