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 경쟁차종 ‘시걸’이 성적 견인
한국도 약진...현대차 617대 판매, 6위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가 일본에서도 선전 중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비야디는 지난해 일본에서 4번째로 많은 전기 승용차를 판매했다. 특히 처음으로 도요타보다 많은 전기 승용차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나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도 약진했다.
일본 자동차 판매사 관련 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는 전기 승용차가 5만9736대 팔렸다. 이중 가장 많은 전기 승용차를 판매한 업체는 일본 닛산으로, 판매량은 전년 대비 44% 감소한 3만749대로 집계됐다. 2위와 3위는 미국 테슬라와 일본 미쓰비시로 각각 5600대, 250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 4위가 비야디로, 전년보다 64%나 늘어난 2223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내에선 역대 최대 판매량일 뿐 아니라 처음으로 도요타를 앞질러 일본 시장에서도 중국의 시장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일본의 전기차 성적이 부진해 비야디의 선전이 더 두드러졌다. 지난해 일본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2%를 밑돌아 주요 선진국 중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5위)는 작년 일본에서 전기 승용차를 2038대 파는 데 그쳤다. 전년보다도 30%나 줄었다.
비야디 기세에 불을 지핀 것은 작년 출시된 세단형 전기차 ‘시걸(Seagull)’이다. 시걸은 테슬라 모델3 경쟁 차종이다. 비야디 담당자는 “방문객 수가 늘면서 기존 차종 (판매량도) 신장됐다”고 전했다. 소형 전기차 ‘돌핀(Dolphin)’ 한정판 모델을 299만 엔(약 2764만 원)에 내놓은 것도 주효했다.
현대차도 지난해 일본에서 전기 승용차 607대를 판매, 6위를 기록하면서 선전했다. 직전 해보다도 24% 늘어난 성적이다. 주력 차종인 아이오닉5 모델 체인지와 아이오닉5N 등 신차를 출시한 영향이 컸다. 올해 초에도 현대차는 저렴한 소형 전기차(캐스퍼)를 출시해 일본에서의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는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새로운 전기차 출시를 계획 중이다. 다만 올해 일본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줄면서 안 그래도 부진한 전기차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