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 수출 44.6% 급증하며 실적 견인
2년 연속 수출 200만 대ㆍ수출액 500억 달러↑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의 7.8% 차지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70만 대가 넘는 친환경차를 수출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특히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전년 대비 12만 대 이상 급증하며 친환경차 수출 성장을 견인했다.
14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출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853대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최대였던 전년수치를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 친환경차 수출 실적이다.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수출은 2020년 27만여 대에서 4년 만에 16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7%에서 32%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특히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 수출을 이끌었다. 하이브리드 수출은 전년 대비 44.6% 늘어난 39만72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친환경차 수출의 56.1%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 수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심화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우수한 연비와 저렴한 유지비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차 제품군을 확대하고 유연한 생산·판매체제를 구축하며 대응해왔다.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중 최다 수출 모델 1~3위 자리도 모두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했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9만5347대),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7만353대),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6만9545) 순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전체 수출 대수는 218만698대, 수출액은 533억6000만 달러(약 78조3000억 원)로 집계됐다. 수출 대수(-1.6%)와 수출액(-1.9%) 모두 소폭 줄었으나 2년 연속 수출 200만 대와 수출액 500억 달러를 넘기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현대차·기아의 수출액은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액(6838억 달러)의 7.8%, 자동차 전체 수출액(708억 달러)의 75.4%를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가 55.6%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유럽 18.7%, 아시아·태평양 9.1%, 중동·아프리카 9.1%, 중남미 5.2% 등으로 글로벌 전역에 수출됐다. 차종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150만6287대 수출되며 전체의 69.1%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준중형,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확대 적용한다. 올해 현대차는 대형 전기차 SUV 아이오닉 9, 기아는 SUV 전기차 EV3, EV5, 세단형 전기차 EV4 등을 신규 출시하며 전기차 라인업도 늘린다.
친환경차 수요에 발맞춰 생산 능력도 확대한다. 지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기아 광명 EVO 플랜트에 이어 올해 하반기 화성 EVO 플랜트, 내년 상반기 울산 EV 전용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다.
그룹 관계자는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친환경차 수출이 역대 기록을 경신하는 등 2년 연속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본원적 제품·브랜드 경쟁력 강화, 유연한 생산·판매 체제 구축, 국내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수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