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가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이날 오전 기관투자자들에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를 보내고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제한 등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집중투표제는 특정 지배 주주를 과도하게 우대하기보다는 더 광범위한 주주 기반을 대표하는 이사회를 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율적인 의사 결정과 모든 이사의 의미 있는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이사회의 구성원 수가 20명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권장한다"며 "제한이 없다면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이사 수가 최대 33명으로 확장될 수 있는데, 이는 효과적인 거버넌스를 저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액면분할 △소수주주 보호 명문화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 현 경영진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 안건에도 찬성했다.
이사 후보에 대해선 고려아연 측 추천 후보 7인 선임은 전원 찬성하고 MBK파트너스ㆍ영풍이 제안한 14인의 후보는 모두 반대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고려아연 측 후보 중 4명에만 표를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MBKㆍ영풍의 근본적인 동기, 특히 영풍의 거버넌스 이력과 영풍의 이해관계가 고려아연 다른 주주들의 광범위한 이해관계와 일치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앞서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는 반대하면서도 이사 수 제한, MBKㆍ영풍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중 4명 선임에만 찬성을 권고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는 물론 국내 주요 자문사까지 현 경영 체제 유지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며 "영풍ㆍMBK 측 역시 이런 권고에 공감하고,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합리적인 의견을 내는 구성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MBKㆍ영풍 측은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에 대해 "편향적이며 사실관계도 아예 틀렸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MBKㆍ영풍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윤범 회장 측 인사들로만 구성된 현 고려아연 사외이사들에 대해 독립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공신력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최 회장과 최창걸 명예회장의 지분율도 다르게 기재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