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내홍 격화…“허은아 직무정지” vs “원천 무효”

천하람, 긴급 최고위 열어 허은아 당원소환·직무정지 의결
허은아 측 즉각 반박 “천하람 사모임서 의결…모든 수단 대응”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의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천하람 원내대표 등은 21일 자체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허은아 대표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안건을 의결했지만, 허 대표 측은 회의 자체가 원천적으로 무효라며 반박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이기인·전성균 최고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김철근 사무총장이 참석한 긴급 최고위를 열고 허 대표와 조대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제와 직무 정지의 건을 의결했다. 천 원내대표는 오늘부로 개혁신당이 천하람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투표도 이른 시일 내 진행하겠다고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는 “오늘 허 대표와 조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소환제 실시 건에 대한 긴급최고위 소집을 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출석하지 않았다”며 “당헌에 따라 오늘 당원소환제가 논의되는 회의체에 대해 허 대표가 당연 제척됐고, 안건 진행은 제가 대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혁신당 당헌·당규에 의하면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소환투표 실시를 청구받는 거로 돼 있다”며 “그런데 허 대표는 의결 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은 무효의 당무감사위를 발족시키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최고위에서 바로 의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원내대표는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 이유에 대해서는 “당직자 임면 과정에서의 당헌·당규 위반, 사무처 당직자들에 대한 부당한 지시와 통제, 당을 개인적 홍보를 위한 사유화, 기타 각종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기인 수석 최고위원은 “허 대표는 당직자 임명권만 있고 면직 권한이 없음에도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김철근 사무총장을 해임했다”며 당무감사위와 관련해서도 “허 대표의 주장대로 정성영 정책위의장이 인정받더라도 4명의 의결정족수를 못 채우는 의결 불능 협의체에서 안건을 논의한 건 촌극이자 무법천지”라고 비판했다.

천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소환투표 실시는 당 사무처와 긴밀하게 협조해서 가능하다면 설 전에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며 “절차 관련 실무적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일부터 천하람 직무대행 주재로 매일 오전 최고위를 진행하겠다. 이는 당 사무처 준비와 실행 따라 이뤄지는 공식적 최고위”라고 밝혔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내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허 대표 측은 즉각 반발하며 위법성을 주장했다. 허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에 맞섰던 이준석처럼, 허은아도 부당한 사당화에 같은 방식으로 저항하겠다”고 밝혔고, 당 대표실은 입장문을 통해 “이날 최고위는 원천 무효”라며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개최되지 않아 사적 모임에 불과하고, 어떠한 의결도 정식 안건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허 대표 측 정국진 선임대변인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최고위는 열리지 않았다. 천 원내대표 등 오로지 자신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힘을 사용해 당헌·당규에 위배된 당원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당권을 탈취하기 위해 모든 당헌·당규를 무시하면서까지 위법한 수단을 쓰고 있는 천 원내대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 선임대변인은 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허 대표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당에서 쫓겨나는 불법적인 과정에 함께 맞서 싸웠다. 지금도 불법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며 “적법하고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수 있다면 뭐든지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