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으로 143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주간거래(1451.7원)보다 12.2원 하락했다. 환율이 143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친 것은 작년 12월 18일(1435.5원) 이후 한 달여만이다. 이날 개장가는 1437.0원으로 작년 12월 17일(1437.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았다. 장중 저가는 1432.90원으로 작년 12월 16일(1428.0원) 이후 낮은 수준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중국 위안화에 연동한 원화 강세 영향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이날 위안화를 전날보다 0.25% 절상했다. 시장 참여자는 “전날 주간 종가와 비교하면 원화는 약 1%까지 강세를 보여 달러화보다 더 강세로 간 측면이 있다”며 “원화가 위안화 절상 영향도 받았지만, 강세폭이 원화가 더 컸기 때문에 원화와 위안화 모두 ‘강세’ 방향으로 향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달러화는 밤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보편 관세, 대(對) 중국 정책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자 약세도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그간 110선까지 올랐으나 이날 장중에 107선까지 하락했다.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관세 25%를 부과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됐던 작년 11월 초에 103~104선에서 등락을 반복했으나 최근에는 110선 부근에서 머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 앉으면서 1300원대로 회귀하는 시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계엄이나 정치적인 이유로는 (원·달러 환율이) 30원 정도 올라갔고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탈에 비해서 많이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상승분 30원을 고려했을 때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신정부의 정치적 리스크가 여전히 큰 만큼 1300원대 회귀는 당장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촉발한 요인이 부분적으로 되돌려지면서 하반기 1400원 내외 도달이 예상된다”며 “2025년 원·달러 환율은 연중 완만히 하락해 평균 1420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3분기 중국 등 신흥국 부양책 효과에 따른 비미국 경제 회복세 확대 가능성은 반영하지 않은 숫자”라고 부연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300원대 재진입은) 이른 감이 있다고 본다”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이 부분이 언제 해소될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미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도 다소 안도감을 주긴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1300원대 진입을 얘기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