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노리는 K-제약·바이오…희귀질환 신약개발 박차

입력 2025-0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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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병·폐섬유증·항암제까지…식약처·FDA 희귀의약품 지정에 임상 가속화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희귀질환 치료제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 성장세에 한국 기업들도 기술거래와 신약개발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절대적인 환자 수가 적어 총 수요가 크지 않지만, 기술력을 입증하면 신기술과 물질에 대한 라이선스 거래도 기대할 수 있는 유망 분야로 꼽힌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공동개발 중인 파브리병 치료제 LA-GLA에 대한 임상 1/2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달 승인을 받았다.

파브리병은 성염색체로 유전되는 진행성 희귀난치질환으로 리소좀 축적질환(LSD)이다.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에서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결핍되면 발생한다. 체내 당지질이 계속 축적되면서 세포 독성과 염증 반응이 일어나 환자의 장기가 서서히 손상된다.

LA-GLA는 2주마다 오랜 시간 투약해야 하는 기존의 효소대체요법(ERT)보다 투약 편의성과 효과 지속성을 개선한 차세대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1/2상 승인을 받았고, 5월에는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돼 개발·허가 시 혜택을 보장받게 됐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BBT-877의 임상 2상을 실시하며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IPF)은 폐조직이 섬유화하면서 딱딱하게 굳는 희귀질환이다.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 역시 개발되지 않았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와 로슈의 ‘에스브리엣’ 등으로 증상 악화를 늦추는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한국 과미국·호주·폴란드·이스라엘 5개국에서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BBT-877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4월까지 톱라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다국적 제약사들과 기술수출 계약을 타진할 예정이다.

회사는 앞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BBT-877를 기술수출한 이력이 있다. 다만 베링거인겔하임은 BBT-877의 잠재적 독성 우려로 인해 2020년 11월 권리를 반환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1/2상을 진행 중인 차세대 면역항암제 GI-102는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에 지정됐다. 이는 아직 개발 중인 의약품이 신속히 환자에게 쓰일 수 있도록 허가·심사 단계에 각종 혜택을 적용하는 제도다. 국내에서 유병인구가 2만 명 이하인 질환이나, 기존 치료제보다 안전성 또는 유효성을 현저히 개선한 후보물질이 지정 대상이다.

GI-102는 단독요법으로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 대한 질병통제율(DCR)이 83%로 확인됐다. 비슷한 환자군에서 FDA 표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BMS의 옵두알라그의 DCR이 40%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치다. 최근 피하주사 제형(SC) 임상 1상을 개시해 효과성과 편의성을 개선한 면역항암제를 표방하고 있다.

국내외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분석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에 따르면 전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규모는 2024년 기준 1850억 달러(266조6775억 원)로 추산되며, 꾸준해 성장해 2028년 약 2700억 달러(389조205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각국 의약품 당국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기업들의 R&D 경쟁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FDA의 5년간 희귀의약품 지정률은 50%를 상회했다. 특히 2023년 승인한 신약의 60%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국내에서는 식약처가 현재 총 52개의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을 지정했다.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의 한 관계자는 “희귀질환 신약은 환자가 드물어 임상 단계에서 더욱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고, 개발을 완주해도 높은 매출이 보장되지 않는다”면서도 “라이선스 아웃이나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선점하는 등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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