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재고, 수년 만의 최대 수준
런던 시장과의 가격 차이도 확대
지난달 30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온스당 3000달러 돌파를 가시권에 뒀다.
닛케이는 “안전자산인 금은 경제·국제 정세가 불투명할 때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에 전 세계적으로 금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뉴욕 시장에서의 상승세는 특히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상징적인 것이 현물거래의 중심인 영국 런던귀금속시장(LBM) 시장과의 가격 차다. 뉴욕과 런던, 두 시장의 매일 오후 1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10~11월에는 그 차이가 온스당 최대 20달러 정도의 차이에 그쳤다. 그러나 12월부터 격차가 확대됐고, 올해 1월 말에는 뉴욕 선물이 런던 현물 가격을 약 40달러 웃돌았다.
일본귀금속시장협회의 이케미즈 유이치 대표는 “이 정도 가격 차이가 벌어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런던 현물시장은 금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금고에서 금괴를 출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수일에서 4~8주로 늘어났다. COMEX의 금 재고가 현재 약 964톤(t)으로 2년 반 만의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폭탄 관세’에 대한 경계심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금이 직접적인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지만,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는 해석이다.
산업과 밀접한 비철금속인 구리 시장에서는 금 시장보다 더욱 강한 트럼프 관세 경계감이 포착됐다. COMEX의 구리 재고는 약 6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뉴욕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런던보다 톤당 약 600달러 비싸 연초 대비 그 격차가 8배에 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군사적으로 필요한 물자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