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공사비에 경제는 깜깜…건설업계, 찬바람 더 거세지나

입력 2025-02-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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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뉴시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뉴시스)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찬바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높아진 공사비가 고환율의 악영향까지 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건설투자는 위축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 전망이 어두워 경기 회복에 따른 훈풍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지난해 부진한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로 개선세가 나타나도 예년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하거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건설업계 실적 부진의 주원인은 공사비 상승이다. 공사에 투입해야 할 비용이 늘면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실적을 내놓은 현대건설은 지난해 1조220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2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건설의 원가율은 2021년까지 90% 수준을 유지했으나 2023년 94.3%, 지난해 100.6%로 높아졌다.

한국기술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18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0.3%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보다는 1.09% 상승한 수치다. 이 지수는 2020년 100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때와 비교하면 30%가량 오른 수준이다.

고환율을 고려하면 공사비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고 건설공사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자재비는 직·간접적으로 환율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건설 공사비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사들은 공사비 부담 가중이란 난관을 타개할 뾰족한 방법이 마땅치 않다. 원자재를 싸게 사거나 사람을 덜 쓸 수도 없고 분양가는 이미 많이 올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63만 원으로 평균 매매가격 1918만 원을 웃돌았다. 분양가가 매매시세보다 비싸진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건설투자 규모는 감소세가 예상돼 외형 축소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은행과 KDI,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등은 지난해 국내 건설투자가 1.3~1.8% 줄었다고 추정하면서 올해는 0.6~1.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고려하면 건설투자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경제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응답자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평균 1.6%로 예상했다. 정부 예상 1.8%보다 낮은 수치다. 또 응답자의 64%는 '상당 기간 경제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허가와 착공 등을 비롯한 여러 요인을 볼 때 올해도 혹한의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고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업계의 구조개편이 가속할 것"이라며 "조기 대선을 통해 새로운 정권이 등장하더라도 올해는 계획을 내놓는 것 이외에 가능한 게 없어 불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의 정책적 지원뿐 아니라 정치적 상황 변화를 통해서도 단기간에 건설업계의 상황이 반전되기 어렵다는 견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착공 후 2~3년 뒤인 공사 마무리 시점에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데 2023년 착공 위축이 심했다는 점에서 올해가 가장 심각하다"며 "폐업하는 업체가 많아졌고 법정관리로 가는 사례도 있어 금융권의 대출도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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