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들, 트럼프 대책회의 열어…관세·그린란드 위협에 ‘골머리’

입력 2025-02-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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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관세, 불필요한 경제적 혼란 유발”
“단호히 대응할 것”...보복조치도 준비중
방위비 인상 요구도 논의됐으나 자금조달서 이견
스타머 영국 총리, 브렉시트 후 첫 정상회의 참석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등 위협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 EU 이사회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등 위협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 EU 이사회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과 관련해 10시간 마라톤 논의를 했다. 당초 이번 회의는 ‘국방’이 주제였지만 관세와 그린란드 이슈 등으로 ‘트럼프 대책회의’가 됐다. EU 정상들은 미국의 위협 수위에 맞는 대응을 시사하면서도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EU 정상들은 트럼프가 만일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하겠다고 다짐하면서 무역전쟁으로 양측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강력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만, 잠재적 도전과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공정하고 독단적으로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관세는 불필요한 경제적 혼란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EU 차원의 잠재적 보복조치도 준비하고 있어 유사시 맞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50% 이상 관세로 보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10% 관세를 검토 중이다. 또 EU에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와 국방비 문제를 제기해온 데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인 덴마크의 자치령 그린란드 편입 야욕을 드러내며 군사력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러·우 전쟁 종식 논의 또한 지지부진하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됐다.

EU 정상들은 단호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EU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폴란드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러시아의 직접적인 위협과 중국의 (세력) 확장이 진행되는 동안 EU와 미국은 시험대에 올랐다”며 “‘동맹 간 갈등’에 빠지는 잔인한 역설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불필요하고 어리석은 관세, 무역 전쟁을 피하려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며 협상을 강조했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총리는 “미국이 EU와의 상품무역에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서비스 무역에서는 흑자”라며 “이 지점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서 EU는 이날 회의 후 처음으로 덴마크에 대한 전적인 의지와 연대를 표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덴마크 영토적 완전성을 보존하는 것은 모든 회원국에 중요하다”며 “주권과 영토 보전이라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그린란드는 판매 대상이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이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EU가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U 정상들은 트럼프의 요구대로 유럽 방위비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자금조달 방법을 두고는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언급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방위 예산 확보 방안을 내달 국방백서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참석했다. 2020년 EU 탈퇴인 브렉시트 이후 영국 총리의 첫 참석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EU-영국 간 안보협정 체결을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경제 관계 복원도 시도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향해서도 “미국이 재정적으로 지원하길 바란다면 희토류 광물을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돌풍 속 EU와의 관계 회복은 더 중요해졌지만, 미국이 EU와 영국에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영국의 계산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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