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재등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한(한동훈)계 정치인들의 모임인 ‘언더73’은 김영삼(YS) 대통령 기념관을 찾아 “극단을 배격하자”고 밝혔다. 한 전 대표도 설 연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를 만나며 ‘신(新) 보수주자’의 면을 띄웠다.
2월 말 한 전 대표의 정치권 복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그가 등판하면 당분간 여러 걸림돌을 돌파해야 한다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①내려앉은 지지율
당장 맞닥뜨릴 상황은 내려앉은 지지율이다. 비상대책위원장 때부터 줄곧 범여권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한 전 대표의 지지율은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부터 급격히 떨어졌다. 에이스리서치가 1~2일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를 실시해 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41.4%,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20.3%, 한동훈 전 대표 6.7%였다.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 6.4%, 홍준표 대구시장 6.3%,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2.6%, 김동연 경기지사 1.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지지율은 금방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 전 위원장은 6일 CBS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가) 등판하면 아마 지지도가 상당히 결집할 것”이라며 “지난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당선 시 득표율인) 63%의 지지도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또 친한계 인사는 “2월 말이 되면 극렬 지지자들의 영향은 줄어들고 중도층이 고개를 들면서 국면이 전환할 것”이라며 “그때는 오히려 ‘한동훈’이라는 사람이 필요한 때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②친윤계 비토
하지만 친윤(친윤석열)계가 사실상 장악한 국민의힘 내에서 한 전 대표가 보폭을 넓히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여권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없는 지금 당 상황이 평화롭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쌍권’(권영세·권성동) 지도부가 당내 의원들과 불협화음이 없다는 의미에서다. 한 전 대표의 경우 12·3 비상계엄 해제부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까지 번번이 반목을 빚어왔다.
벌써 친윤계는 한 전 대표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조정훈 의원은 6일 CBS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의 등판설에 “마이너스 정치”라며 “조기 대선이 없다는 게 당의 입장인데, 들어와서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면 마이너스 정치를 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에 적지 않은 지지자분들이 탄핵의 부당성을 외치고 있는데, 관계없이 ‘대통령 탄핵되고 그다음은 나’라고 하면 박수칠 우리 당 지지자는 별로 없다”고 했다.
③다시 시작될 ‘당게 논란’
친윤계 비판을 한껏 받았던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기 전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당원게시판에 게재됐던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과 관련해 당내 갈등이 심화했었다. 이 문제를 놓고 한 전 대표와 친윤계 김민전 당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면충돌하는 모습까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