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12일)을 앞두고 오곡과 부럼 재료 구매 비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는 오곡과 부럼 재료 등 주요 10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13만9700원, 대형마트는 18만5220원으로 각각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대비 전통시장은 6.2%, 대형마트는 8.0% 올랐다.
조사 대상은 오곡밥 재료 5개(찹쌀·수수·차조·붉은팥·검정콩)와 부럼 재료 5개(잣·밤·호두·은행·땅콩)다.
전통시장 기준 찹쌀 한 되(800g) 가격은 3200원으로 전년보다 23.1% 상승했다. 붉은팥 한 되(800g)는 1만6000원으로 45.5%, 검정콩 한 되(720g)는 7500원으로 7.1% 올랐다. 오곡밥 재료 5개의 가격은 4만2700원으로 지난해보다 16.7% 상승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전년 대비 찹쌀 한 되 28.6%, 붉은팥 한 되 45.0%, 검정콩 한 되 5.2% 등 올랐다. 오곡밥 재료 5개의 가격은 6만2940원으로 전년보다 16.2% 비싸졌다.
부럼은 전통시장 기준 은행 한 되(600g)가 7000원으로 전년 대비 16.7% 상승, 땅콩 한 되(400g)가 1만 원으로 11.1% 상승했다. 부럼 재료 5개의 가격은 9만7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1% 올랐다.
대형마트에서는 잣 한 되(600g) 7만4400원, 호두 한 되(400g) 1만4520원으로 각각 2.2%, 3.6% 올랐다. 은행 한 되는 9840원, 땅콩 한 되는 1만3560원으로 각각 15.2%, 13.4% 상승했다. 밤은 한 되(800g) 가격이 9960원으로 유일하게 전년보다 가격이 소폭(0.3%) 떨어졌다.
한국물가정보는 오곡밥 재료가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에 대해 줄어든 재배면적과 지난해 집중호우와 폭염 등 악천후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붉은팥은 폭염으로 생산량이 급감해 수요가 많아지는 동지를 기점으로 가격이 급상승했다. 부럼에서는 은행과 땅콩 가격이 올랐는데, 생산량 감소와 함께 손이 많이 가는 수작업이 요구돼 인건비 상승으로 작업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오곡·부럼 가격은 악천후로 2021년 크게 오른 뒤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가 재배면적 감소와 기상악화로 지난해부터 다시 값이 올랐다”며 “최근 건강과 환경 생각, 그리고 고물가로 외식 대신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해 집밥을 먹는 이들이 늘어나며 수요가 증가한 것 또한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