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칼럼] 미래의 성공기준은 ‘자연과의 공존’

입력 2025-02-1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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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X재단 이사장

자연과 충돌한 탐욕적 문명발달史
단기적 이익추구로 기후위기 외면
기후테크 육성해 적극행동 유도를

사자가 풀숲에 숨어 어린 가젤을 기다리다 순식간에 사냥하는 모습은 잔인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숭고한 자연의 섭리다. 사자는 생존을 위해 사냥하고 무리와 먹이를 나눈다. 모든 생물종은 삶을 통해 또한 죽음의 순간까지 자연에 이바지한다. 이처럼 자연은 다양한 생명체들이 얽혀 조화를 이루는 거대한 생명체다.

그중 하나인 인간은 사유하고, 도구를 만들고, 문화를 형성하여 자신을 벗어난 창조물을 만드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이것으로 다른 생물종과 구분된다. 그런데 이러한 능력을 오직 인간을 위해 사용해 오면서 기후위기를 초래했다. 결과적으로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고, 인간의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공 기준은 경제적·사회적 성취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며, 인간사회에 이바지한 정도가 성공의 척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 파괴와 생물종 멸종은 고려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기준이 앞으로도 계속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모든 생물종이 온전하게 자연의 순환 속에서 조화를 이루듯, 인간도 자신의 창조물과 함께 온전히 자연에 기여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는 ‘자연을 위한 창조’가 성공의 기준이 돼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순환 경제 모델을 도입하여 자원의 낭비를 없애는 것,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등이다. 당연히 이런 창조적 활동이 수익 모델이 되는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이 서둘러 개발되어야 한다.

많은 이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당장에 경제적 이익 때문에 실천을 미루고 있다. 기업들 또한 친환경을 내세우지만, 여전히 경제적 논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실정이다. 국가들 역시 고탄소 경제 체제를 벗어나지 못한 채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어, 마치 운전 중에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동시에 밟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극복 노력도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에 따른 국가감축목표(NDC)를 달성한다 해도 문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각국이 계획한 목표를 모두 실현할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쳐다만 볼 수는 없다. 우리 모두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실천이 시급한 상황인것이다.

국가감축목표(NDC)만으로는 탄소 감축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 감축 목표(VDC)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기후 행동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자발적 참여는 기후 행동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고, 기후 행동에 따른 보상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저탄소 경제 모델을 검증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혁신적인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단체가 앞장서서 경제적 이익이 수반되는 메커니즘을 실증하고, 이를 빠르게 확산시켜야 한다. 점점 증폭되는 기후 위기에 대한 불안과 불만, 그리고 절망감을 건설적인 에너지로 전환할 수 없다면, 오히려 사회적 불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제는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도전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근력과 지력을 뛰어넘는 창조물을 만들어낸 역사가 있다. 이러한 경험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용해야 한다. 인공지능이나 기후테크를 통하여 빠르게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인류가 만든 창조물이 자연에 이바지하는 순간을 보게 될지 그것이 궁금하다.

인류는 지금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다. 한쪽 길은 기존의 탐욕적인 성공 기준을 유지하며 자연과 충돌하는 길이고, 다른 한쪽은 새로운 성공 기준을 받아들이고 자연과 공존하는 길이다.

선택은 명확하다. 개인의 작은 기후행동부터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국가의 탄소중립 정책까지 모든 수준에서 새로운 성공 기준에 맞는 저탄소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 새로운 성공을 위해, 바로 오늘부터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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