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 정체에 AI·클라우드 등 매출 다각화
“시장 불확실…소모적인 경쟁 적합지 않아”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올해 7월 폐지되지만, 이통사 간 보조금 경쟁은 이전만큼 활성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통사가 인공지능(AI) 신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펼치면서도,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거나 대규모 인력 개편을 단행하는 등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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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가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을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통3사는 ‘비용 효율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이통사는 비용을 줄이면서 AI 신사업에 집중하는 경영 전략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통신사들은 마케팅비 통제를 통해 질서 있는 시장 경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경쟁으로 마케팅비 증가로 인한 (통신사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된다면, (통신사는) 주가 하락은 물론 시장의 신뢰를 상실할 수 있다. 따라서 통신사들은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마케팅 자금을 운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초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은 이통사의 단말기 지원금 상한선을 규정해 소비자 차별을 줄이기 위한 법안이었다. 그러나 제도 취지와는 달리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이 억제되며 소비자 혜택이 축소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에 ‘단통법 폐지안’은 지난해 1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통사의 단말기 공시지원금 추가보조금 상한을 없애 통신사 간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단통법 체제 이후의 새로운 이동통신 질서가 시장에 원만하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최접점에 있는 유통점과 이통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통사가 경쟁을 해줘야 시장도 활성화되고 이용자도 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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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이통사는 지원금 및 보조금에 지출하는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마케팅비용은 2조90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지난해 KT는 마케팅 비용을 포괄하는 판매관리비를 2조4096억 원 썼다. 이는 2조5039억 원이었던 2023년보다 3.8% 절감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만이 지난해 마케팅 비용을 2조2091억 원 쓰며, 전년 대비 2.1% 늘렸다. 그러나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12월 단통법 폐지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가입자 유치 활동의 자유도가 높아지지만, 무선 시장의 결합률이 높고 휴대폰 교체주기가 증가해 (현재는) 소모적인 경쟁이 적합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도 ‘영업비용 절감’ 기조하에서 허리띠를 졸라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