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사업 면세점, 따이궁 거래중단에 매출감소 예상
일본 광윤사 연결고리 못끊어 ‘일본기업’ 이미지 여전
![▲롯데그룹, 호텔롯데 상장 추진 일지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7180108_2137661_1199_448.jpg)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인 호텔롯데 상장이 계속 지지부진하다. 2016년 경영비리 혐의 관련 검찰 조사로 상장 계획을 접은 이후 면세업 부진과 유동성위기설 등 악재가 겹치면서 호텔롯데 상장은 계속 암울하다. 애초 일본롯데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지배구조 개선을 공언했던 신 회장의 약속은 대내외적 리스크에 ‘잃어버린 10년’이 됐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지주는 호텔롯데 상장 계획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신 회장이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의지를 밝힌 지 10년이 되는 해다.
신 회장은 2015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를 통해 “호텔롯데의 일본 계열 회사의 지분 비율을 줄이겠다”며 “주주 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약속은 10년이 된 올해도 답보 상태다. 2016년 검찰 조사로 호텔롯데 상장을 연기한 이후 대내외적 리스크에 상장 타이밍을 놓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최대 악재는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이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호텔롯데의 핵심 사업인 면세점 매출이 급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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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는 신 회장이 경영비리 관련 1심 공판에서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되는 수모를 겪었다. 같은해 10월,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으로 그나마 구속을 면하게 됐다. 이후 호텔롯데 상장이 재추진되는 듯 했지만, 2019년 코로나19란 시련이 닥쳤다. 팬데믹 여파로 지금까지도 면세사업은 실적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3145756_2136406_1200_730.jpg)
롯데면세점은 작년 한 해에만 1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작년 1~3분기 누적 92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면세점은 수익성 개선 복안으로, 올해 초 따이궁(代工·중국인 보따리상)과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특히 기업형 따이궁 상품의 발주 등을 담당하는 특판조직까지 해체하며 배수진을 단단히 쳤다. 단기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문제는 매출이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매출의 약 50%는 따이궁에서 발생한다. 2023년 연 매출이 3조 원대였음을 고려하면, 향후 연 매출이 1조5000억 원대로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을 둘러싼 유동성 문제도 호텔롯데 상장에 큰 걸림돌이다. 롯데케미칼이 과거 발행한 2조450억 원 규모의 회사채 관련 재무약정 위반 사유로 인해,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대규모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다.
위기설이 확산하자, 롯데그룹은 “부동산 자산 56조 원, 가용예금 15조4000억 원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즉각 해명했다. 또 그룹 핵심자산인 롯데월드타워까지 담보로 내놨다.
이처럼 롯데그룹을 둘러싼 대내외적 악재로 호텔롯데 상장 가능성은 올해도 요원해 보인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투명성 확보에 핵심 키워드다. 롯데지주 지분을 약 11% 가진 호텔롯데를 일본롯데홀딩스가 지배하고 있고, 그 위에는 일본 광윤사가 있다. 이로 인해 한국롯데와 일본롯데가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롯데를 '일본 기업'으로 보는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호텔롯데에 있는 일본롯데 지분을 희석시키려는 의지가 크다”면서도 “최근 몇 년간 롯데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악재들이 잇달아 터지고 있어, 호텔롯데 상장 타이밍을 쉽게 잡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