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챗GPT 주제로 다양한 연령층 참여하는 수업 진행
강사에게는 전문성을, 수강생에게는 즐거운 배움 제공
박희영 구청장 “용산의 평생학습 문화 전성기 만든다”

“이렇게 단어를 입력하면 금방 시 한 편이 만들어지죠? 사람이었으면 한참 걸렸을 거예요.”
강사의 지시에 따라 수강생들이 챗GPT 입력창에 다양한 키워드를 넣고 시를 만들어달라고 입력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곳곳에서 “다 만들었어요”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후 10명 남짓한 수강생들은 능숙하게 온라인상에 만들어진 시를 업로드해 공유한다.
13일 서울 용산구 평생학습관에서는 인공지능(AI) 활용법을 주제로 특별한 강의가 열렸다. 유명한 강사가 온 것도, 수백 명의 수강생이 몰려든 것도 아니지만 이 강의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구민이 구민에게 자신의 지식, 재능을 나누는 ‘서로서로학교’이기 때문이다.
용산구 ‘서로서로학교’는 2015년 시작된 용산구의 평생학습 프로그램이다. 딱딱한 지식 위주의 강의를 벗어나 리본아트, 연극, 책놀이, 피아노, 기타 등 누구나 흥미를 느낄 만한 다양한 주제로 강의가 진행된다. 이날 강의 역시 AI 콘텐츠인 챗GPT를 활용해 일상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방법을 다뤘다.
AI 추천 뉴스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만큼 이날 수업에 참여한 수강생들의 연령대도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연령층이 높을수록 신기술인 AI, 챗GPT 등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쉽고 천천히 강의가 진행됐다.
약 2시간 진행된 이날 강의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시를 쓰고, 편지를 쓰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등 프로그램을 활용한 다양한 강의가 진행됐다.
강의를 맡은 지영희 강사는 “아무래도 수업에 시니어분들이 많이 계셔서 전달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기술들을 쉽게 풀어서 수강생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강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강사에겐 경력을, 구민에겐 배움을…"용산의 평생학습 전성기 만든다"

‘서로서로학교’의 기본 방침이 ‘구민이 구민을 가르친다’인 만큼 용산구는 강사들의 역량을 담보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습형 일자리 과정’을 통해 전문지도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강좌 종료 후 재능 나눔 활동으로 서로서로학교에서 강의하도록 연계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수강생들도 ‘구민에게 배운다’는 느낌보다 ‘전문가에게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강의에 임할 수 있다. 이날 강의를 진행한 지 강사도 이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수업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강사는 강의에 적합한 능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 서로서로학교에서 강의를 통해 강사로서의 경력을 쌓아갈 수 있다. 이를 통해 ‘강사’라는 새로운 삶의 길을 찾는 경우도 있다.
‘서로서로학교’는 수강생으로 참여하는 구민에게도 평소 접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로서로학교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이어서 수강생 연령이 비교적 높은 편인데, 직업을 벗어나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대해 배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김모(63) 씨 역시 퇴직 후 배움에 대한 갈증을 서로서로학교를 통해 해소했다.
김 씨는 “퇴직 이후 호기심 있는 분야에 대한 배움 욕구가 있어 서로서로학교를 알게 돼 듣게 됐는데 큰 재미를 느끼고 있다”며 “꾸준히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퇴직 이후에도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은 평생학습관에서 대면 강의로 진행됐지만 서로서로학교는 찾아가는 강의인 ‘무브(MOVE)’, 온라인 학습을 지원하는 ‘온택트(Ontact)’ 등 다양한 형태로도 열린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양성된 전문가들이 재능을 나누며 학습과 일자리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용산구민들이 주인이 되는 평생학습 생태계 기반을 구축하고 다양한 전문가를 양성해 용산의 평생학습 문화 전성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