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향한 K바이오의 꿈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해외 기업과 손잡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 연구·개발(R&D) 성과가 이달 중 연달아 공개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J&J)은 3월 26일부터 29일(현지시간)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폐암학회 2025(ELCC 2025)’에서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미국 제품명 라즈클루즈·국내 제품명 렉라자)와 ‘아미반타맙’(제품명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임상 3상(MARIPOSA) 연구의 최종 전체생존기간(OS)을 발표한다. OS는 환자가 치료를 시작해서 사망하는 순간까지의 기간을 추적한 수치로,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1월 J&J는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표준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 대비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을 1년 초과 연장했다고 밝히면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이 새로운 표준 치료옵션이 될 가능성을 열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이번 ELCC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초록은 3월 20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1년 이상의 생존 기간 연장은 해당 질환의 치료에 있어 매우 고무적인 성과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가 주도하는 이 시장의 판도를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이 흔들 수 있는 상황이다. 타그리소의 글로벌 매출은 2023년 기준 58억 달러(약 8조5000억 원)에 달한다. 유한양행은 라즈클루즈 판매 로열티로 약 10~15%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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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ELCC에서는 알테오젠과 손잡은 MSD의 ‘키트루다SC’ 비소세포폐암 임상 3상 결과도 구두 발표된다. 정맥주사(IV) 제형 키트루다에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을 적용해 피하주사(SC)로 바꿔 투약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린 제품이다.
앞서 MSD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에서 키트루다SC의 IV 제형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임상 결과를 토대로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획득한단 계획이다.
키트루다는 연간 250억 달러(약 36조5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1위 의약품이다. MSD는 2028년까지 IV 제형의 50%를 SC 제형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알테오젠은 대규모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파트너사 이뮤노반트는 이달 중 ‘바토클리맙(IMVT-1401)’의 중증근무력증(MG)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바토클리맙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는 체내 병원성 자가항체를 제거하는 기전의 항체신약이다. SC 제형으로 개발해 계열 내 최고 약물(Best-in-Class) 지위를 노리고 있다. 중증근무력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15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로 추산된다.
이뮤노반트는 바토클리맙의 만성염증성다발성신경병증(CIDP) 임상 2b상 데이터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CIDP란 말초신경계에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근력약화와 감각이상을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