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M&A 건수 18건 ‘역대 최다’
K팝·K드라마 열풍, 온라인 마케팅 효과

한국이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뷰티시장인 미국의 최대 화장품 수입국으로 등극했다. 이에 한국 화장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1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프랑스(12억6300만 달러), 캐나다(10억2200만 달러), 이탈리아(8억7900만 달러), 중국(6억7100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 화장품 인기가 치솟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로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이 2023년 10월 인수한 코스알엑스는 매출의 약 60%를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대표 제품인 ‘달팽이 에센스’는 아마존닷컴에서 얼굴 세럼 부문 1위로 평가받았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미국과 일본의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각각 22%, 40%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의 상황과 대조적이다. 프랑스 대표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는 올해 1분기 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 국민 화장품 브랜드 시세이도 역시 중국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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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K팝·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것을 한국 화장품 인기의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또 한국 화장품 스타트업들이 틱톡, 레딧 등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미국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으며, 미국 대형 유통기업인 코스트코, 아마존과 활발한 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 화장품업체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블룸버그는 자문업체 MMP를 인용해 한국 화장품업체 인수합병(M&A)이 지난해 18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M&A 금액 기준으로는 2조3000억 달러로, 2017년(3조3000억 달러)과 2023년(2조8000억 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만휘 MMP 이사는 “사모펀드(PEF)들이 한국 화장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대미 수출 증가세가 강력한 만큼 올해도 M&A 호황은 확실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