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오리까.. BP, 업계 먹잇감 전락 구설수

입력 2010-06-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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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로 시가총액 급감.. 적대적 인수 표적설

영국 정유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로 치명타를 입은 여파로 급기야 글로벌 정유업계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BP의 석유시추시설인 ‘딥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한 지난 4월 20일 이후 BP의 주가는 34% 하락,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경쟁사의 사정권에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BP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로열더치쉘을 제쳤지만 현재 자산가치는 1150억달러까지 주저앉아 미국 엑손모빌의 2800억달러, 중국 페트로차이나의 2780억달러, 쉘의 1590억달러보다 뒤쳐지고 있다.

그러나 FT는 시가총액을 단순 계산하면 이들 3사가 BP를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BP에 대한 적대적 인수설이 나돌고 있지만 사실은 실현불가능한 소문일 뿐이며 BP를 인수한다 해도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원유 유출 차단 작업에다 손해배상금, 제재금, 각종 보상 등에 드는 비용을 최고 200억달러로 추정하고 있지만 사실은 수백억달러로 불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BP가 매물로 나와도 자칫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어 인수를 자청할 기업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영국 대형은행인 로이드뱅킹그룹은 구제 차원에서 예전부터 눈독을 들여온 HBOS를 인수했다.

그러나 HBOS는 빚더미에 올라앉아 주저앉기 일보직전이었던 만큼 로이드뱅킹그룹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부실채권만 떠안게 됐다. BP 인수도 이와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

FT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라이벌인 쉘에 천재일우의 기회가 생겼다고 믿는 것은 올해 초 BP의 존 브라운 전 최고경영자(CEO)는 회고록에서 2004년 쉘과의 합병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은행 관계자들은 6년 전처럼 몸집을 키웠다고 해서 자원 확보 과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양사의 합병에는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과거 정유업계의 대형 인수합병(M&A)은 규모의 경제에 의한 비용감축과 상승효과가 주목적이었지만 현재는 성장 위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형 M&A에는 복잡한 규제와 독점금지법상의 제한이 따른다. 엑손모빌과 BP가 합병할 경우 미 천연가스 생산 1위와 2위 업체가 통합하게 되는데 미국과 영국의 규제 당국이 이를 순순히 허가할 리 없다는 것.

정유업계에 적대적 입장을 갖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는 더더욱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BP의 매각설은 이뿐이 아니다.

정유업계의 한 전문가는 금융위기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금융기관의 경우를 모방해 BP를 ’배드BP’와 ‘굿BP’ 2개로 분할해 사업을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역시 정치적 반대에 부딪쳐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페트로차이나에 의한 인수 가능성도 마찬가지이다.

FT는 지난 2005년 중국해양석유가 미국 유노칼 인수를 시도했을 당시 거세게 반발한 미국측의 반응으로 미루어 이는 더더욱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결국 FT는 이러한 거대한 장애를 넘어 BP를 인수하려는 기업이 있다해도 BP와의 협상에 근거한 합의는 반드시 거쳐야 하며 BP가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BP의 유정 봉쇄가 실패하면서 허리케인 시즌과 맞물려 원유 유출 사태가 오는 12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3일 전망했다.

통신은 원유 유출량이 하루에 1만2000~1만9000배럴 가량에 달하는 가운데 이 상황이 계속되면 멕시코만 내 연안의 수백 마일 내에 있는 해양생물이 전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멕시코만에서 시작된 원유 유출은 플로리다 주 연안까지 번졌으며 미시시피 주와 앨라배마 주까지 타르와 유막이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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