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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은 140자의 마법이라 불리는 트위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트위터 매니아로 꼽힌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트위터가 요즘 자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 부회장은 트위터 상에서 어제 본 드라마 이야기를 한다거나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 자랑을 하기도 한다.
업무상 출장을 가거나 행사에 참가했다는 내용도 올라오지만 이마저도 주로 근처의 맛집에서 식사를 했다거나 그 곳의 교통상황등이 쟁점화시킬 뿐이다. 트위트를 철저히 사적인 소통의 공간으로만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정 부회장의 사적인 수다만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정 부회장의 경영마인드나 신세계라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원하기도 할 것이고, 이보다 더한 고급정보들을 기대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이런 기대감을 철저히 외면하거나 남의 일처럼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예컨대 정 부회장은 한 팔로워가 최근 센텀시티점의 영어 설명서가 엉망이라는 기사를 링크해 놓자 '에고.. 이런일이..아마도 센텀시티말고도 전매장에 외국어표기를 다시한번 챙겨봐야겠습니다'라고 했다.
또 16일 오전에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서는 '이참에 안전교육 챙겨봐야겠습니다'라고 올렸다. 대충 읽어보면 '정 부회장이 회사일을 잘 챙기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받기 쉽다. 하지만 그 숨은 뜻을 음미해보면 전혀 다른 느낌이으로 다가온다.
특히 16일 화재와 관련해 정 부회장의 트위터에 올라있는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다음은 정 부회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메시지를 자신의 팔로워에게 재전송하는 것)한 내용이다.
'화재는 10시 10분쯤 발생했습니다 개점 전입니다 RT @Uldsori: @yjchung68 그런데 개점 전에 일어난 작은 화재가 어찌 외부로 알려지고 심지어는 과장되게 알려진걸까요? 100여명의 소방관, 시민들 대피중 등.. 이건 무슨 내부 고발자 문제도 아니고..'
비록 정 부회장이 직접 한 말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글을 교묘히 리트윗함으로써 자신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정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대한 대응을 문제삼으며 쓴소리를 했던 것과 비교된다.
정 부회장의 트위터(http://twtkr.com/yjchung68)는 팔로워(구독자)가 2만명이 넘는다.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뜻이다. 통계화할 순 없겠지만 정 부회장의 인기는 아마도 신세계에 대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이익이 되고 인기를 얻을 만한 사안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작 자신의 회사를 둘러싼 구설수들로부터는 거리를 두는 정 부회장의 트위터 활용 방식에 공감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정 부회장이 생각해야 할 것이 또 한 가지가 있다. 16일 발생한 신세계 본점의 화재를 가장 먼저 알린 것도 '트위터'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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