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 추가 조정 우려...단기 내수주 접근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주식시장이 1.2~1.4% 동반 급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13원 이상 급등하면서 1180원대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도주였던 IT株의 추가 조정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에 있어 신중할 것을 주문했으며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영향이 적은 내수주로 단기 접근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으로 꼽았다.
코스피지수는 11일 현재 전일대비 1.29%(2.94p) 떨어진 1758.19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30일 이후 8거래일만에 1750선으로 주저 앉았으며, 20일 이동평균선(1765.06)도 하회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새벽 마친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양적 완화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둔화 우려에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는 소식에 약세로 출발했다.
또한 기존 주도주였던 IT株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물이 몰리면서 지수는 낙폭을 키웠고 결국 1760선 아래로 밀려났다. IT주의 약세는 전일 바클레이즈와 베어드가 PC시장 전망을 하향조정해 미국의 대표적인 IT주인 인텔과 AMD의 목표주가를 낮춘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옵션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경계심도 부각된 점과 이날 일본 증시가 엔화 강세로 2% 이상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투자자가 사흘만에 '팔자'로 돌아서면서 601억원을 순매도하고 투신권 매물을 앞세운 기관투자가가 1484억원 어치를 팔면서 크게 악화됐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지수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 334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업종별로는 외국인과 기관 모두 전기전자 업종에서 집중적인 매도 공세를 펼쳤다.
코스닥시장 역시 동반 급락하면서 사흘만에 470선으로 밀려났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1.46%(7.02p) 떨어진 475.14를 기록으며,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50억원, 112억원 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투자자는 347억원을 순매수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주식시장 급락 여파에 큰 폭으로 뛰면서 지난 7월30일 이후 8거래일만에 1180원대로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30원 오른 1173.00원에서 출발했으며 점차 상승폭을 키웠고 13.80원(1.16%) 뛴 1182.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김태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일 시장 급락은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기대했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간 외면했던 경기우려감을 반영하는 모습"이라며 "현재의 하락세는 7월 상승 후 나타나는 기술적 조정으로 이해하면서 하락을 주도하는 전기전자株의 진정 시점 포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60일선 및 200일선을 하향이탈중인 삼성전자 주가를 고려시 코스피의 추가적 가격조정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지수대비 상승폭이 컸던 종목들에 대한 차익실현 병행과 글로벌 경기 우려감이 덜한 단기 낙폭 큰 음식료, 인터넷 등 내수주로 단기 접근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일 지수 하락은 전일 미국 IT주 하락과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상실 및 중국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영향이라고 판단된다"며 "다만 외국인의 선물시장에 대한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고 미결제량도 10만계약을 상회하고 있어 수급적인 변수와 금일 미국 IT주의 주가 흐름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