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ㆍ중동 불안에 채권에 자금 몰려
국고채 5년물 금리 0.05%P 내려
대표적 안전자산 金값은 하락세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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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폭발로 인한 피해규모가 확산돼 일본 경제가 세계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경우 채권 금리는 더 내릴 수 있다.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사태가 확산되지 않고 조기 수습된다면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가 재건 사업을 위해 채권을 대규모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일본의 대지진이 일어난 뒤 0.05%포인트 하락해 4.0%(16일 기준)를 기록했다. 3년물도 3.64%(0.05%포인트 하락)까지 떨어졌다.
시장은 이 같은 흐름에 단기간에는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불안 요인이 산재한 만큼 투자자들이 기대 수익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다이와증권 채권분석팀 상무는 “일본의 상황이 악화하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채권에 배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속단은 힘들다. 국고채 등 채권 금리는 최근 0.2%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이미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더딜 것으로 판단, 기술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일본 지진은 불확실성을 더한 셈이다. 역으로 불확실성만 해소되면 다시 채권값은 하락(금리 상승)할 수 있다.
김 상무는 “지난 고베 지진 때도 일본은 발생시점을 포함해 그 다음 분기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가파르게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채권의 인기는 줄어든다. 특히 재건 사업에서 건축업이 가장 큰 호재를 맞는다. 미리 자금을 모으는 건축업의 특성상 대규모 채권발행은 뒤따른다. 채권 금리 상승 요인다. 지나치게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면 되레 손해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실제 16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에 비해 0.07%포인트 상승했다. 11일 이후 급락 부분을 일부 만회했다.
일본 지진 사태로 안전자산에만 돈이 몰리지 않는다는 것은 금 가격의 하락에서도 볼 수 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선물은 전날보다 32.1달러(2.25%) 내린 139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18일 이후 다시금 1400달러 밑으로 복귀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경기의 하방과 상방의 위험을 모두 견딜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보다 더 안전하다.
변형수 국민은행 골드트레이딩 팀장은 “이미 올초 금 가격이 충분히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중동 악재 등으로 단기간 오를 수 있지만 선진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은 만큼 금값의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